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5일 총괄선대위원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선대위 개편을 대통령 당선을 위해 하자는 것인데, 쿠데타니 상왕이니 이딴 소리를 하고, 뜻이 안 맞으면 헤어지는 것”이라며 자진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전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김 위원장의 일방적인 선대위 개편 선언에 “쿠데타”라고 불평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데 대해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그는 “(내가 선대위에) 억지로 끌려간 사람인데 미련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가 ‘김종인 배제’를 전제한 선대위 해산 구상을 임태희 총괄상황본부장을 통해 자신에게 전달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그런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면서도 “그만두면 내가 그만두는 것이지 해촉이고 뭐고 그런 게 어딨나”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선대위 개편과 관련한 결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윤 후보가 전날 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해촉을 비롯해 선대위를 완전 해산하기로 결심을 굳힌 가운데 김 위원장이 먼저 그만두겠다고 밝힌 것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도 당 사무총장직과 선거대책위원회 종합지원총괄본부장직에서 모두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권 의원은 이날 새벽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앞으로 새로 태어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며 “일련의 상황으로 실망한 국민 여러분께 정말 죄송하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정권 교체의 적임자는 윤 후보 뿐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우리 당이 무기력할 때 나홀로 문재인 정권에 맞서 ‘1인 야당’의 역할을 하며 피 흘리며 싸운 게 윤 후보”라며 “모두가 절망에 빠져있을 때 정권 교체의 한 줄기 희망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좌초한 국민의힘을 다시 살릴 사람은 윤석열밖에 없다는 판단하에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며 “제가 그동안 윤 후보를 도와 여기까지 온 것은 오로지 정권 교체를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선대위 내부 갈등에 대해서는 “일각에서 저를 소위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이라며 공격했을 때도 국민에게 드릴 말씀이 많았으나 하지 않았다”라며 “내부 갈등은 패배의 지름길이다. 제 사퇴로 모든 불만과 분열이 깨끗이 사라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경선 과정에서부터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저는 항상 우리 당의 큰 변화를 이뤄낸 이준석 대표님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했고, 김종인 위원장을 모시기 위해 절치부심 노력했다”고도 말했다. 권 의원은 “정권교체보다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분은 더이상 우리 당에 없을 것이라 기대한다”라며 “부디 달라지는 윤 후보를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윤 후보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도 모든 선대위 및 당직에서 사퇴했다. 윤 의원은 당 전략기획부총장과 선대위 당무지원본부장직을 맡아왔다. 윤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후보가 쇄신의 방안을 추구하는데 어떤 장애도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마음 아래 당직과 선대위 직책을 내려 놓고자 한다”며 “어느 위치에 있든지 백의종군의 자세로 정권교체를 위해, 윤 후보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