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036570)(NC)가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를 메타버스로 구현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해 11월 메타버스 사업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한 이후 첫 타자로 유니버스를 낙점한 것이다. 엔씨는 유니버스를 시작으로 올해 돈버는(P2E) 게임 라인업을 공개하는 등 메타버스 사업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는 최근 글로벌 팬덤 기반 신규 프로젝트를 개발하기 위한 공개 채용에 나섰다. 엔씨는 채용공고를 통해 “유니버스 이용자풀을 활용한 메타버스 서비스”라고 해당 프로젝트를 설명했다. 유니버스는 엔씨가 지난해 1월 출시한 팬덤 플랫폼이다. 현재 32팀의 아티스트가 입점해 있으며 최근 누적 2,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는 등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엔씨표 메타버스는 3차원(D) 오픈월드 형태로 구현될 것으로 보인다. 엔씨는 아티스트 채용 공고에서 고품질의 실시간 3D 그래픽을 구현하는 데 쓰이는 언리얼 엔진 4·5 및 모션캡쳐 애니메이션 경험을 필수 자격조건으로 내걸었다. ‘게더타운' 등에서 쓰이는 단순 2D 도트 그래픽이 아닌 실사에 가까운 3D를 구현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실제 엔씨는 그간 유니버스에서 아티스트의 3D 아바타를 꾸미고, 이용자가 해당 아바타를 활용해 직접 뮤비를 만드는 기능을 제공하는 등 현실감 있는 메타버스를 구현하기 위해 준비해 왔다.
또 엔씨는 기획·개발 책임자 채용공고를 통해선 “소셜네트워크게임(SNG) 개발 경험 및 NFT·블록체인 지식을 갖춘 인력을 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게임 명가' 답게 메타버스에 게임 콘텐츠를 적극 접목해 이용자들의 몰입도를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읽힌다. 궁극적으로는 메타버스 속에서 획득한 보상을 실제 화폐로 바꾸는 P2E 생태계를 구축해 가상세계와 현실을 연동하는 그림이 점쳐진다.
앞서 홍원준 엔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유니버스가 메타버스 사업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적은 있으나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노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엔씨는 유니버스를 메타버스로 확장함으로써 기존 중년 남성·내수 위주의 사업 모델을 다각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실제 유니버스 이용자 대부분이 여성 유저이며, 440만 명의 월간활성이용자(MAU) 중 90%가 해외에서 발생한다. 팬덤 비즈니스는 충성도가 높고 구독 모델이 확실해 수익성이 높다는 것도 장점이다. 실제로 팬덤 플랫폼 ‘버블'을 운영하는 SM엔터테인먼트 자회사 디어유(376300)는 지난 3분기 매출 107억, 영업이익 42억 원으로 무려 39.3%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유니버스를 시작으로 메타버스 사업에 본격 시동을 걸 예정이다. 홍 CFO는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에서 “2022년 중 NFT 게임 라인업을 공개할 예정"이라며 “기존 게임은 물론 앞으로 출시할 신작에도 블록체인 기술 접목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재 40여개국에서 서비스 중인 게임 플랫폼 ‘퍼플'을 블록체인 기반 글로벌 게임 커뮤니티로 진화시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메타버스 프로젝트는 아직 개발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현재 채용 대상도 기획·개발 책임자와 아티스트 등 게임의 초반 뼈대를 잡을 인력들이다. 엔씨 관계자는 “아직 초기 프로젝트인 만큼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확인해 줄 수 없다"며 “구체적인 결과물을 선보일 수 있을 때 외부와 소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