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연 1.51%대였다. 그러던 것이 새해 첫 거래일인 3일(현지 시간)을 거쳐 4일에는 연 1.68% 이상으로 훌쩍 뛰었다. 시장에서 “아주 빠른 속도”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장기 국채금리의 상승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월가에서는 10년물 국채금리가 1분기에 2%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언 린겐 BMO 미국금리전략헤드는 이날 “인플레이션 우려와 경기낙관론이 1분기 중 10년물 금리를 2%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다만 3%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점쳤다.
전문가들은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더 오를 계기가 많다고 보고 있다. 5일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되고 7일에는 지난해 12월 비농업 고용이 나온다. 12일에는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다. 각종 지표를 통해 물가 상승이 계속되고 고용 회복세가 굳건하다는 증거가 나오면 연준은 금리 인상을 서두를 수밖에 없다. 추가로 연준은 대차대조표 축소 규모와 시기에 관한 논의도 시작했다.
웰스파고의 마이클 슈마허 금리전략디렉터는 “인플레이션을 막기 힘들 가능성이 있으며 이 경우 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들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면서 “현재로서는 10년물 금리가 2.25% 이상으로 올라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앞서 바이런 윈 블랙스톤 부회장은 채권시장이 인플레이션 상승과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반응하기 시작하면서 올해 2.75%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렇다 보니 연준이 올해 4회에 걸쳐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주장이 확산하고 있다. 윈 부회장이 올해 네 차례의 금리 인상을 예상했고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 겸 SS이코노믹스 대표도 1%포인트(0.25%포인트씩 인상 시 4회)의 금리 인상을 예측했다. 월가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변이는 계속 있지만 그 충격이 심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게 시장의 분위기”라며 “미국의 경기회복세가 어느 정도 된다고 보는 것도 국채금리가 오르는 원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