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은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더욱 진정된다면 감염 위험이 낮은 ‘3그룹’부터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적용을 해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확산세가 더욱 꺾인다면 방역패스 없이 학원·독서실·스터디카페·영화관·공연장, PC방 등 일부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당국은 최근의 유행 감소세에 방역패스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6일 브리핑에서 “유행 상황이 안정되고 의료체계 여력이 확보되면, 거리두기부터 해제한 뒤 방역패스 대상도 위험도가 낮은 기타·3그룹부터 단계적으로 해제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다중이용시설을 감염 위험도가 높은 1그룹부터 상대적으로 낮은 3그룹까지 구분하고 있다. 3그룹에는 학원·독서실·스터디카페·영화관·공연장, PC방 등이 해당한다. 유흥시설 등은 1그룹으로 분류되고, 식당·카페, 노래연습장, 목욕장업, 실내체육시설 등으로 구성된 2그룹에 속한다. 경륜·경정·경마장 등은 기타그룹이다. 여기에 정부는 오는 10일부터 3,000㎡ 이상 상점·마트·백화점에도 방역패스를 적용하기로 했다.
손 반장은 지난달 6일 방역 강화 조치로 사적모임 인원을 수도권 6명·비수도권 8명으로 제한하고 방역패스 적용 대상을 유흥시설 등에서 식당·카페·학원 등으로 대폭 확대한 것에 대해 “상당히 나쁘지 않은 효과들이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달 10∼19일 유행이 본격적으로 감소하기 시작해 19∼25일 완연히 감소하는 패턴으로 전환했다”며 “방역패스 확대와 사적모임 일부 조정의 방역 효과”라고 강조했다.
당국은 최근의 유행 감소세와 관련해 거리두기보다 방역패스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거리두기는 지난달 18일 사적모임을 전국 4명으로 제한하면서 강화했는데, 효과가 발생하는데 2주 가량의 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주의 감소세에는 그전에 도입한 방역패스가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다만 손 반장은 “불가피하게 백신을 접종하지 못하는 예외자 기준이 협소해 일종의 ‘회색지대’가 존재한다는 지적이 있다”며 방역패스 예외 사례를 개선하는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역패스 적용 대상·시설 확대·축소 여부는 일상회복지원위원회 방역의료분과 회의, 일상회복위원회 전체 회의, 관계부처 의견 수렴 등 과정을 거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결정한다. 방역패스의 예외 대상자 범위를 결정할 때는, 백신 접종 자체의 예외 대상자를 대상으로 할지 또는 접종은 가능하지만 방역패스에 대해서만 예외가 인정되는 대상을 따로 정할지 등에 대해 예방접종자문위원회의 검토를 거친다.
한편 서울행정법원이 지난 4일 학원·독서실·스터디카페에 대한 방역패스 집행정지 인용을 결정, 이들 시설에 대한 방역패스 적용이 중단된 것을 계기로 ‘방역패스로 백신 접종을 강제하는 것은 문제’라는 논쟁이 사회 쟁점으로 떠오른 상태다. 정부는 방역패스 정책의 타당성을 강조하며 즉시 항고를 결정했다. 이와 별도로 현직 의사 등이 신청한 방역패스 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심문기일은 오는 7일 진행될 예정이다. 법원이 효력정지를 결정하면 사실상 식당 등 모든 시설을 방역패스 없이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손 반장은 “법원에서 최대한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충실히 자료를 제공하고 직접 설명하는 활동을 강화할 것”이라며 “방역패스의 필요성과 효과, 외국 사례를 모두 이해해 공정한 결정이 나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법원이 인용을 결정하면 행정효력을 상실하기 때문에 방역패스를 진행할 수 없다”며 “행정부는 사법부의 결정을 존중해야 하지만, 방역패스가 꼭 필요하고 효과적이며 유효하다는 입장을 최대한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