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이게 영화 기생충의 ‘짜파구리’인가요?”
6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 2022의 야외 전시관. 점심 시간이 지나 한산한 푸드트럭 사이에서 유일하게 줄이 늘어진 곳이 있었다. K팝 걸그룹 음악이 울려퍼지는 이곳은 네이버 D2SF의 시드(초기) 투자를 받은 한국 푸드테크 스타트업, ‘비욘드허니컴’ 부스다.
비욘드허니컴은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한 전문 셰프 레시피를 로봇으로 구현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비욘드허니컴이 준비한 음식은 짜파구리를 포함해 닭·연어 구이 등 3종.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은 단연 짜파구리였다. 짜파구리를 시식하는 외국인들이 입에서 연신 “원더풀”이라는 감탄사가 나왔다. 한국 음식에 익숙한지 ‘빙수’는 없냐는 질문도 이어졌다. 정현기 비욘드허니컴 대표는 “너무 맵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기생충’에 나온 그 음식이라고 소개하니 반응이 좋다”며 웃었다.
CES를 주최하는 CTA는 올해 행사에서 사상 처음으로 푸드테크를 전시 카테고리에 추가했다. 날로 성장하는 푸드테크 시장을 노린 안배다. 주최측인 CTA는 유망 푸드테크 스타트업과 투자자들의 연계에도 적극적이다. 이날 비욘드허니컴 부스에는 유럽관과 딜로이트 컨설팅의 VIP 인사들이 찾았다. 셰프의 레시피로 만든 음식을 판매해 일정 비율을 로열티로 제공한다는 정 대표의 말에는 “레시피 수급과 수익 공유를 모두 해결하는 멋진(Brilliant) 아이디어”라는 평가가 나왔다. 정 대표는 “오전에도 VIP 4팀이 부스를 찾았다”며 “생각 이상으로 많은 관심을 받아 기쁘다”고 말했다.
비욘드허니컴은 CES 2022에서 처음으로 ‘실물’ 로봇셰프를 선보였다. 이 로봇은 AI를 이용해 음식 성분을 분자 단위로 분석하고, 셰프의 ‘손맛’을 구현한다. 정 대표는 “연내 한국에 플래그십 매장을 열고, 이번 CES를 통해 미국 투자를 유치하고 현지에 진출하는 방안을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역시 네이버 D2SF 투자를 받은 푸드테크 스타트업 누비랩도 ‘AI 푸드 다이어리’를 들고 CES 2022를 찾았다. 이 기술은 음식 사진을 AI로 분석해, 영양성분과 칼로리를 분석·기록해준다. 누비랩이 기존에 개발한 AI 잔반 분석을 개량한 기술이다.
실제 이날 치킨·과일·소세지 모형 등을 접시에 담아 스캔하자 곧장 칼로리와 성분표가 변화하며 적정 영양성분을 제시해주는 모습일 확인할 수 있다. 기존 기술이 AI로 남은 음식량을 분석해 잔반을 줄이고 영양관리를 돕는 차원이었다면, AI 푸드 다이어리는 개인이 손쉽게 영양관리를 할 수 있어 활용도가 더욱 높아 보였다. 김대훈 누비랩 대표는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한 오토 AI 푸드 스캐너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 및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