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 대통령 "상황 안정되고 있다”…반정부 시위 진정 국면

전 정보기관 수장 반역 혐의 체포

/로이터연합뉴스

카자흐스탄에서 연일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사태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카자흐스탄 당국이 전 정보기관 수장을 반역 혐의로 체포하면서 일각에서는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이용해 권력 강화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8일(현지 시간) CNN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크렘린궁은 “토카예프 대통령이 카자흐스탄의 상황이 안정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 토카예프가 군대를 카자흐스탄에 배치해 사태를 진압한 러시아에 감사를 표했다고 성명을 통해 전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옛 소련권 안보 협의체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회원국 정상회의를 화상으로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CSTO는 시위 진압을 위해 러시아 공수부대 등 2,500명의 평화유지군을 지난 6일 카자흐스탄에 파견한 상태다.


군 파견 사흘째에 접어들면서 토카예프 대통령의 발언처럼 이번 사태가 소강상태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다. BBC는 “카자흐스탄 당국이 최대 도시인 알마티를 다시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도 “사람들이 물건들을 사기 위해 밖으로 나오고 주유소에서 줄도 늘어나면서 알마티의 일부 상점들이 문을 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토카예프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권력 다툼에 이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카자흐스탄 국가보안위원회(KGB) 공보실은 카림 막시모프 전 KGB 위원장과 여타 인사들을 반역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마시모프 전 위원장은 2019년 퇴임한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전 카자흐스탄 대통령하에서 두 차례 총리를 역임했으며 대통령 행정실장도 지낸 나자르바예프의 측근이다. 2016년부터는 KGB 위원장으로 활동했는데 이번 시위가 일어난 뒤 6일 해임됐다.


앞서 토카예프 대통령은 나자르바예프를 국가안전보장이사회 의장직에서 해임한 바 있다. 도이체벨레(DW)는 “마시모프 전 위원장의 체포는 권력 다툼을 암시한다”고 보도했고 BBC도 “체포는 카자흐스탄 정부 내 권력 투쟁에 대한 소문을 촉발시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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