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靑 핵심 양도차액 100% 과세 언급…'미쳤냐'며 싸웠다"

9일 '삼프로TV' 출연…文정부 부동산정책 충돌 일화 소개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선 후보와 지지자들이 9일 서울 명동 프린스호텔에서 열린 새로운물결 서울시당 창당발기인대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누구라고 말은 안 하겠지만 모 핵심 인사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에 대해 '양도 차액 100% 과세'를 언급했다."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가 9일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로 일했던 당시 부동산 정책 수립 과정에서 청와대와 대립한 일화를 털어놨다.


이날 경제 전문 유튜브 채널 '삼프로TV' 방송에 출연한 김 후보는 "(경제부총리로서) 부동산 대책을 논의하면서 청와대 측과 싸웠고 고성이 오갔다. 대통령께 보고하던 자리에 청와대 수석도 있고 실장도 있고, 거의 '1대 15~20'으로 싸웠다"고 떠올렸다.


김 후보는 "저는 부동산 (정책)에 정치 이념이 들어가면 안 된다는 입장이었고, 투기 억제 일변도 정책만으로 안 되니 공급 확대를 얘기했다"며 "그 때가 2018년이었는데 안 받아들여졌다"고 회고했다. 이 과정에서 당시 청와대 측 핵심 인사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와 관련 '양도차액 100% 과세'를 주장했고, 깜짝 놀라 '미쳤냐. 이 나라가 사회주의 국가도 아니고'라며 거절했다는 게 김 후보의 설명이다.


김 후보는 "당시 제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2년 유예하고 2년 뒤 다시 살려서 5%포인트를 올려도 좋다'고 제안하며 두 개가 패키지로 가야 한다고 했는데, (청와대에서) 뒤에 것만 받겠다고 결정을 했다"며 "제가 계속 불가하다고 고집을 부리니 배석한 비서관이 '대통령한테 항명하는 거냐'는 말까지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결정이 되고 (회의장을) 나왔는데 수석하고 비서실장이 따라 나와서 대판 싸웠다. 제가 굉장히 험한 말까지 했고 쌍소리까지 했다. 따라 나오길래 '그만두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최저임금 급격한 인상, 법인세 인상 때도 고성이 오간 사례가 있었다고도 말했다.


당시 청와대에는 임종석 전 비서실장과 장하성 전 정책실장이 일하고 있었다. 김 후보와 장 전 실장은 소득주도성장, 최저임금 인상 등을 두고 잦은 충돌을 빚으며 '김동연 패싱', '김&장 엇박자' 등의 조어까지 생길 정도로 극심한 갈등을 노출한 바 있는데, 이처럼 자세한 뒷얘기가 전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 후보는 이후 방송에서도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김 후보는 "부동산 문제는 오케스트라 지휘처럼 공급, 규제, 지역 균형 발전 문제까지 전체를 다 봐야 하는데 이번 정부는 '규제 강화'만 했다. (저는) 공급 확대를 계속 주장했는데, 대통령이 결정하는 것도 많이 있다"고 언급해 대통령 반대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김 후보는 "아무리 좋은 정책을 만들어도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가장 큰 이유는 시장, 국민과의 소통"이라면서 "최저임금도 소통했으면 성공했을 것이고 부동산도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한편 김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책에 대해 "내지르기만 많이 한다. '50조원, 100조원, 국채발행해서 추경' 이야기를 하는데 전혀 현실성 없다"고 지적했다. 두 후보의 부동산 공급 정책에 대해서도 "선심성 포퓰리즘으로 두 쪽 다 문제가 많다"며 "자기 임기 내 100만호, 200만호 짓겠다고 하는데 절대 지을 수 없다. 양쪽 다 거짓말"이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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