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외인 매수세…은행株 '훨훨'

우리금융 6%·하나 4%·KB금융 3%↑
예대마진 확대로 수익성 개선 기대감
외국인도 이달 들어 대거 쓸어담아



금리 인상 바람을 타고 은행주가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한국과 미국 등이 본격적으로 금리 인상 시기에 접어들면서 은행의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 확대되고 자연스럽게 순이자마진(NIM)이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보다 빨리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퍼진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KRX은행지수는 3.34% 올랐다. KRX보험(11.99%) 등 다른 금융 업종도 상승했다. 같은 기간 반도체나 헬스케어 업종 등이 5% 하락 폭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날 국내 증시 하락에도 불구하고 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316140)의 주가는 일제히 치솟았다. 우리금융은 전 거래일 대비 6.49% 급등했으며 신한지주(055550)도 2.39% 올랐다. 하나금융과 KB금융(105560) 역시 각각 4.49%, 3.77%씩 상승 마감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한국 증시에 영향력이 큰 외국인들의 순매수세가 강해졌다. 지난 한 달간 하나금융지주(086790)(1,300억 원)와 신한지주(1,140억 원), KB금융(960억 원), 우리금융지주(770억 원), 카카오뱅크(323410)(750억 원) 등의 종목들이 외국인의 순매수 바구니에 포함됐다.


은행주들은 웬만한 호재에는 꿈쩍도 하지 않는 무거운 주식으로 꼽힌다. 하지만 미국 연준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과 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앞당겨지고, 한국은행이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두 달 연속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는 소식이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금리 인상기에는 예대마진이 커지면서 은행의 수익성이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기 때문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4분기 은행 NIM 개선 폭이 5~6bp로 시장 기대치를 웃돌 것으로 전망되면서 올해 연간 NIM 상승 폭도 커질 것”이라며 “글로벌 금리 상승에 따른 금리 모멘텀까지 고려하면 은행주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은 상당히 우호적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은행주는 그간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만년 저평가’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실제로 상장 금융지주 및 은행주의 지난해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주가수익비율(PER)은 각각 0.37배, 3.83배에 그친다. 2014~2020년 평균인 0.45배와 5.92배보다도 낮아졌다. 같은 업종의 카카오뱅크의 PBR과 PER이 각각 4.79배, 104.43배인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현상이 더욱 눈에 띈다. 최 연구원은 “3월 대선을 앞둔 정치적 상황에 따른 규제 리스크와 관련된 우려는 있을 수 있지만 최근 미국과 유럽 은행들도 금리 영향으로 주가가 크게 오르는 분위기에서 국내 은행주만 상승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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