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시장의 조정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는 가운데 시장 선행지표로 통하는 전국 아파트 경매 시장의 낙찰률이 연중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의 경우 낙찰률이 한 달 새 15%포인트나 하락했고, 지방은 감정가보다도 낮은 금액에 낙찰돼 낙찰가율이 100%를 하회하는 등 경매 시장이 얼어붙는 모양새다.
법원경매 전문 기업 지지옥션이 10일 발표한 ‘2021년 12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아파트 낙찰률은 42.7%를 기록하면서 전월(52.9%) 대비 10.2%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월별 낙찰률 중 최저치로 총 1,245건의 경매 중 531건만 낙찰됐다. 낙찰가율 또한 전월(104.2%)보다 3.6%포인트 낮은 100.6%를 기록했다. 평균 응찰자 수 역시 5.1명으로 연중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지역별로 보면 특히 서울 아파트의 낙찰률이 크게 하락했다. 서울의 낙찰률은 46.9%로 11월 62.2% 대비 무려 15.3%포인트나 떨어지면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낙찰가율은 103.3%를 기록했는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10월(119.9%)과 비교하면 16.6%포인트나 급락했다. 평균 응찰자 수도 3.4명으로 크게 줄었다.
인천은 아파트 낙찰률이 65.4%로 전월(62.8%)에 비해 2.6%포인트 상승했지만 낙찰가율은 6.2%포인트 하락(105.7%)했다. 인천의 낙찰가율은 지난해 8~10월 120%대로 높게 유지되다가 11월과 12월 두 달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경기의 경우 12월 낙찰률은 61.9%로 14.1%포인트 하락했지만 낙찰가율은 109.9%로 소폭 상승했다. 서울 접근성이 좋은 곳을 중심으로 중저가 아파트에 대한 매수세가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방 광역시의 낙찰가율은 모두 하락했다. 울산은 전월 대비 14.2%포인트 하락한 94.0%를 기록했고, 부산(94.7%)·대구(95.1%)·대전(97.1%) 등도 100% 이하로 떨어졌다. 광주는 106.9%로 한 달 새 2.2%포인트 하락했지만 지방 광역시 중 유일하게 100%대를 유지했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지속적인 금리 인상 이슈와 높아진 대출 문턱 탓에 매수세가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