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머런 스미스(29·호주)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72홀 최다 언더파 기록을 새로 쓰며 새해 첫 대회 정상에 올랐다. 세계 1위 욘 람(스페인)의 매서운 추격을 뿌리치고 우승해 더욱 빛이 났다.
스미스는 10일(한국 시간)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 카팔루아의 카팔루아 플랜테이션 코스(파73)에서 열린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총 상금 82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만 8개를 골라내며 8언더파 65타를 쳤다. 최종 합계 34언더파 258타를 적어낸 스미스는 람을 1타 차로 따돌렸다. 우승 상금은 147만6,000달러(약 17억7,000만원)다. 지난 4월 취리히 클래식 이후 약 9개월 만에 승수를 추가하며 PGA 투어 통산 4승째를 달성했다.
전날 공동 선두가 된 스미스와 람은 최종 라운드를 챔피언 조에서 시작했다. 객관적인 전략에서는 세계 랭킹 21위인 스미스에 비해 1위인 람이 한 수 위였다. 덩치에서도 스미스는 78kg, 람은 100kg의 거구다. 하지만 스미스는 차돌처럼 단단히 버텼다. 한 치의 물러남이 없었다.
스미스가 전반에 4타를 줄이면서 2타 차로 먼저 앞서 나갔다. 11번 홀(파3)에서 람이 버디를 잡아내며 1타 차로 따라붙었고, 둘은 13~15번 홀에서 나란히 3연속 버디로 팽팽히 맞섰다. 1타 차 박빙의 승부는 마지막 18번 홀(파5)까지 이어졌다. 람이 먼저 버디로 경기를 마친 뒤 스미스도 1m 버디 퍼트를 넣으며 우승했다.
스미스가 기록한 34언더파는 PGA 투어 72홀 최다 언더파 기록이다. 2003년 어니 엘스(남아공)가 이 코스에서 작성한 31언더파를 3타나 경신했다. 나흘간 이글 3개에 버디 31개를 잡았고, 보기는 3개로 막았다. 스미스는 “비현실적인 라운드를 했다.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면서도 “35언더파를 목표로 했는데 1타 차이로 이루지 못한 건 아쉽다”고 했다. 람은 우승은 놓쳤지만 세계 1위 자리는 지켰다. 맷 존스(호주)가 32언더파 3위에 올랐다. 대회를 앞두고 비가 내려 코스가 부드러웠던 데다 바람도 잔잔했던 덕에 선수들의 성적이 좋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전년도 챔피언만 출전하는 이 대회에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나선 임성재(24)는 24언더파 공동 8위에 올랐다. 지난해 공동 5위에 이은 2년 연속 톱10 진입이다. 임성재는 “초반에 약간 실수가 있어서 아쉽지만 새해 첫 대회부터 톱10에 들어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김시우(27)는 17언더파 공동 23위, 이경훈(31)은 13언더파 공동 33위로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