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올라탄 아모레…온라인 전환 속도

中·로드숍 매출 부진에 위기감
1시간 이내 아리따움 제품 배송
요기요·마켓컬리 등서도 서비스
'어닝쇼크' LG생건도 역량 강화

배민스토어에서 판매 중인 아리따움 색조 화장품.


아모레퍼시픽그룹이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사업이 부진한데다 국내 화장품 오프라인 시장까지 휘청거리면서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위기감에서다. 특히 올리브영을 비롯해 무신사, 배달의민족 등이 뷰티 카테고리를 론칭하면서 사업 확장 기회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 뷰티 편집숍 아리따움은 지난달 배달의민족 '배민스토어'에 입점했다. 배민스토어는 뷰티·패션·라이프스타일판 'B마트'다. 화장품이나 신발, 꽃 등을 주문하면 1시간 이내에 집 앞까지 배달해준다. 배달료는 3,000원이며 3만 원 이상 주문 시 무료다. 현재 서울 강남 지역에서 시범 운영 중이며, 향후 타 지역으로 넓힌다는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배민스토어에서 발생한 매출은 전부 아리따움 가맹점으로 잡히는 구조로 일종의 오프라인 점포 지원책"이라며 "주문량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아리따움은 지난해 요기요에도 입점했다. 이달 기준 전국 총 320여 개 매장이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앱으로 주문하고 매장을 방문해 찾아가는 '포장' 주문량이 급증했다. 이밖에 아모레퍼시픽 에뛰드와 이니스프리, 에스쁘아는 올리브영과 무신사, 마켓컬리 등 이커머스 플랫폼에 입점을 마친 상태다. 아모레퍼시픽이 디지털 전환에 사활을 건 이유는 실적 부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4조 7,800억 원의 연 매출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예상 영업이익은 3,760억 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8%, 163% 증가한 규모다. 다만 코로나19 전인 2019년과 비교해선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4%, 12% 줄었다.


특히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등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가 적자 신세를 면치 못하면서 발목을 잡았다. 이니스프리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은 72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 감소했다. 지난해 매장 수는 600여 개로 2019년(920개) 대비 35% 감소했다. 반면 온라인 사업은 성과를 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온라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0% 가량 성장했다. 럭셔리 라인인 설화수를 비롯한 전 브랜드 온라인 채널 내출이 증가한 효과다.


중국 사업도 이커머스에 달려있다. 증권업계는 아모레퍼시픽 중국 사업의 이커머스 비중이 올해 50%에서 내년에는 60%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티몰 등 e커머스뿐 아니라 틱톡와 콰이쇼우 등 동영상 플랫폼과 연계된 라이브 방송이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지난해 중국 최대 쇼핑축제인 광군제 기간 틱톡에서 아모레퍼시픽 판매량은 전년 대비 2배 증가했다. 이에 서경배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디지털을 통해 오프라인 채널의 경쟁력을 회복하고, 맞춤형과 비대면 솔루션 등 미래 성장의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재차 강조한 바 있다.


LG생활건강도 올해 주요 경영전략으로 디지털 전환을 내세웠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0% 가량 감소하며 어닝쇼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부진의 주된 요인은 중국 화장품 소비 침체다. 이에 LG생활건강 주가는 이날 장중 전일 대비 15% 가량 급락하기도 했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도 올해 신년사를 통해 "경제 정상화로 가는 마지막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디지털 시장에서의 역량 강화를 주문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입점한 네이버와 카카오 쇼핑 플랫폼에서의 라이브 커머스를 키운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중국 현지에서는 티몰과 VIP, 징동 등 중국 주요 온라인 쇼핑몰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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