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가 71억 6,000만 달러로 19개월 연속 흑자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주로 해운 운임 상승에 따른 운송수지 흑자와 배당 수입이 늘어난 영향이다. 하지만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수입이 크게 늘면서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1년 전보다 20억 달러 이상 줄었다.
11일 한국은행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경상수지는 71억 6,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69억 5,000만 달러)보다는 흑자 규모가 소폭 늘었지만 지난 2020년 11월(91억 8,000만 달러)과 비교했을 땐 20억 2,000만 달러 감소했다.
경상수지 흑자가 감소한 것은 상품수지 흑자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상품수지 흑자는 59억 5,000만 달러를 기록했으나 2020년 11월(99억 5,000만 달러)보다 40억 달러나 축소됐다. 수출이 127억 4,000만 달러(27.1%) 증가하는 동안 수입이 167억 4,000만 달러(45.3%)나 늘어난 영향이다.
서비스수지는 1억 4,000만 달러 적자로 2020년 11월(-9억 8,000만 달러)보다는 적자 폭이 축소됐으나 지난해 10월(6억 3,000만 달러) 대비로는 적자로 전환했다. 운송수지 흑자가 수출 화물 운임 상승으로 인한 운송 수입 증가로 17억 1,000만 달러를 기록해 흑자 폭이 12억 6,000만 달러 확대됐다. 국내 선사가 상품을 수출하면서 외국에서 받은 운임이 국내 화주가 원자재 등을 수입하면서 외국 선사에 지출한 비용보다 큰 상황이다.
임금·배당·이자 등을 나타내는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14억 9,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흑자 폭이 10억 1,000만 달러 확대됐다. 직접투자와 증권투자 모두 배당수입이 증가해 23억 8,000만 달러 흑자를 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1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842억 3,000만 달러로 2020년(637억 7,000만 달러)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다만 한은 조사국이 전망한 연간 흑자 규모 920억 달러 달성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지난해 12월 무역수지가 5억 9,000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이성호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상품수지는 무역수지에 해외 생산 수출, 운송 및 보험 등을 반영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달성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