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처음으로 제보했던 이모(55)씨의 사인과 관련해 의문을 제기하며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 교수는 지난 13일 CBS라디오 ‘한판승부’ 인터뷰에서 “극단적인 선택은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해서 타살의 흔적도 불명확한 것도 틀림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시신 전반에서 사인에 이를 만한 특이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대동맥 박리 및 파열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된다는 것이 국과수 부검의 구두 소견”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동맥 박리 및 파열은 주로 고령, 고혈압, 동맥경화 등 기저질환에 의해 발생 가능한 심장질환”이라며 “(이 씨는) 중증도 이상의 관상동맥 경화 증세가 있었고 심장이 보통 사람의 거의 두 배에 가까운 심장 비대증 현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와 관련해 “동맥이 파열될 정도의 결과를 초래하는 이유는 심장질환 말고도 외상이나 약물이 있다"며 "혈액이나 약물 검사 등 정밀 부검의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결론을 낼 수가 없는데 왜 미리부터 이렇게 결론을 내가지고 마치 확정된 양 이렇게 얘기를 하는지가 궁금증이 좀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그렇게 (빨리) 발표를 하는 게 의외”라며 “저는 그렇게까지 부검 결과가 빨리 나오는 걸 별로 본 적이 없다”고도 강조했다.
아울러 이 교수는 언론에 공개된 폐쇄회로(CC)TV 영상에 관해 “이씨가 8일 오전 마지막으로 찍힌 장면이 이상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씨가) 뭘 사 가고 덜렁덜렁 들고 계단을 쭉 올라가더라. 그리고 방으로 들어갔다. 그럼 문을 꽝 닫고 들어간다. 그런데 2초 정도 된 것 같은데 문이 다시 열렸다 닫힌다. 그리고는 1초쯤 있다가 문이 또 열렸다 닫힌다. 문이 완전히 열린 것도 아니고 요만큼 밖으로”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꽉 안 닫혀서 다시 닫으려고 (한 것 아니냐)’는 진행자의 말에 “그럴 수도 있다”라고 답변했다.
또 이 교수는 "또 한 가지 궁금한 건 그래서 한참 뒤에 아마 시신이 발견된 이후인 것 같은데 경찰이 처음으로 올라가는 영상이 있다"라며 "굉장히 흥미로운 건 옷이 문에 걸려 있는데 그 점퍼의 일부가 문의 윗부분에 이렇게 삐죽하게 잡혀있다. 문에 만약 고리가 있다면 보통 사람이 옷걸이를 고리에 걸면 탁 걸지 않나. 점퍼의 옷이 삐죽하게 집혀있지 않을 텐데. 이건 순전히 저의 궁금증"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교수는 누군가에 의해서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하게 하는 ‘포스 수어사이드(강요된 자살)’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영미권 국가에서는 자살사건이라고 수사를 안 하는 게 아니다”라며 “수어사이드(자살)를 여러 종류로 나눈다. 그중 포스 수어사이드라는 게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유가족들이 막 억울함을 호소하고 계시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 경찰은 좀 더 성의있게 조사하라 이런 얘기를 하려고 앞에 여러 가지 얘기들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자살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보시는 거냐’, ‘항간에 ’자살 당한다‘라는 말이 떠돈다’는 진행자들의 언급에는 “그건 모르겠다. 모르니까 수사를 해야 한다는 얘기”라며 “확정적으로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숨진 이씨는 지난2018년 이 후보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모 변호사에게 수임료로 현금과 주식 등 20억원을 줬다며 관련 녹취록을 처음 제보한 인물이다. 그는 지난 8일 실종된 뒤 11일 오후 8시 35분께 서울 양천구의 한 모텔 객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국민의힘 측에선 당내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를 설치하면서 공세에 나섰다. 그러나 민주당 측은 이씨의 사망이 이 후보와 무관한 사안이라며 필요하면 법적 조치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