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사진)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인재개발원에서 새해 첫 사장단회의(VCM)를 주재한다. 지난해 말 조직 개편 이후 첫 사장단 회의로 유통·호텔 부문의 부진한 실적을 타개하고 신성장 동력을 발굴할 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오는 20일 경기 오산시에 있는 롯데인재개발원에서 2022년 상반기 사장단회의를 진행한다. 이날 회의에는 신 회장을 비롯해 송용덕·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와 6개 사업군(식품·쇼핑·호텔·화학·건설·렌털) 대표 등이 참석한다. 롯데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국인 만큼 온·오프라인을 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롯데그룹의 사장단 회의는 여러 계열사가 모여 있는 롯데월드타워에서 진행됐다. 이 같은 관행을 깨고 이번 사장단 회의 장소로 인재개발원을 택한 것은 인재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신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93년 1월 개원한 이래 롯데 인재 육성의 중추적 역할을 맡아온 롯데인재개발원에서는 최근까지도 신입 사원 교육부터 핵심 인재 육성 프로그램 등이 이뤄졌다. 2019년 재건축에 들어가 조만간 다시 문을 열 계획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대대적으로 단행된 조직 개편 이후 처음으로 전체 사장단 회의가 열린다는 점에서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롯데그룹은 2017년 이후 유지한 비즈니스유닛(BU) 체제를 대신해 헤드쿼터(HQ) 체제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사업군별 자율 경영 체제가 강화된 만큼 구체적인 신사업 청사진을 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화학군에서는 친환경·배터리 소재, 렌털군에서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유통군에서는 e커머스·메타버스 등을 중심으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브랜드·디자인·정보기술(IT)에 투자하지 않으면서 단기적인 성과만 내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강조한 것처럼 과감한 투자 주문도 잇따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계열사별 목표 달성을 위한 실행력도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화학과 함께 롯데그룹의 양대 축으로 불리는 유통이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호텔 부문도 만성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결단과 추진력이 필요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에 신 회장도 지난해 말 임원 인사에서 김상현 전 홈플러스 사장을 유통군 총괄대표이자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안세진 전 놀부 대표이사를 호텔 사업군의 총괄대표로 기용하는 등 파격적인 인사를 통해 경영 혁신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