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LG엔솔 청약 앞둔 코스피, 집 나간 개미 돌아올까 [다음주 증시전망]

코스피 전주 대비 1.11% 내린 2,9521.92 마감
연준 조기 긴축 시사에 외국인·기관 동반 매도
LG엔솔 청약 준비금도 투심에 악영향 미친 듯
"청약 이후 개인투자자 자금 유입 개선 기대감"

코스피가 하락 마감한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연합뉴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공격적 통화정책을 예고하면서 이번주 코스피는 2,900선마저 위협받게 됐다. 특히 지난 13일(현지시간)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 지명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연준이 오는 3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종료하자마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기술주 중심의 코스피는 14일 직격타를 맞았다. 증권가에서는 높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연준이 연내 금리인상 횟수를 세 차례에서 네 차례로 올릴 것으로 전망하는 만큼 다음주도 국내 증시는 긴축 우려 속에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고있다. 다만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기업들의 핵심 산업군인 메모리 반도체 업황 전망이 개선되고 있고 이번주 상반기 최대어인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공개(IPO) 일정이 마무리되는 만큼 개인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NH투자증권은 다음주 코스피지수 하단과 상단을 각각 2,900과 3,050으로 예상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32.97포인트(1.11%) 내린 2,921.92에 거래를 마쳤다. 주초반 상승하던 코스피는 12일 2,970선을 넘어서며 3,000선 돌파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지만 미 연준에서 연이어 매파적 발언이 나오면서 끝에 힘을 잃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12일을 제외하고 1%대 큰 폭으로 내리며 970선까지 주저앉았다.



코스피 지수가 전날 대비 24.48포인트(0.83%) 내린 2,937.61에, 코스닥 지수는 12.14포인트(1.23%) 내린 971.11에 출발한 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글로벌 증시를 발목잡던 인플레이션이 고점에 달했다는기대감이 주 초반의 국내 증시 상승세를 주도했다. 지난 13일 발표된 미 12월 생산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9.7%급등해 역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전월 대비 0.2% 상승에 그친 것을 근거로 물가상승률이 고점에 달했고 점차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인플레이션 완화와 메모리반도체 업황 개선 전망에 외국인은 연초부터 지난 13일까지 코스피를 약 3조원 순매수했다. 반면 금리인상으로 직격타를 맞을 수 있는 대표적인 성장주인 바이오주와 게임주가 몰려있는 코스닥은 약 1조 2,000억 원 가까이 순매도하며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부의장 지명자가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 상원 금융위원회의 인준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하지만 주요 연준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이 불거지면서 글로벌증시는 다시 얼어 붙었다.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 지명자는 13일(현지시간) 청문회에서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다고 언급한 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올해 여러 번의 금리인상을 예정하고 있다”며 “자산매입축소가 끝나는 대로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은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42% 내린 4659.03에 거래를 마쳤다. 두 지수는 3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했다. 특히 반도체 등 국내 대표 기업들과 연관성이 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2.51% 급락한 1만4806.81을 기록했다. 4거래일 만의 하락이다.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0.76% 내린 2159.44에 마감했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VIX)는 15.27% 상승한 20.31을 나타냈다. 일반적으로 VIX지수가 20선을 넘으면 투심이 악화된 것으로 해석한다. 이 같은 연준발 긴축 우려는 다음주 국내 증시 상승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이례적으로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기준금리가 22개월만에 코로나19 직전 수준(1.25%)에 이른 것도 투심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추정된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은 금통위의 금리인상 발표는 예상치에 부합하는수준이지만 향후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시사가 지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며 “또한 전일 연준위원 대부분이 매파적인 기조로 전환하면서 미국 증시의 약세를 주도했던 점 또한 아시아 시장 전반 하락에 영향을 줬다”고 진단했다.



10일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권영수 부회장(가운데) 등이 참석한 LG에너지솔루션 기업공개(IPO) 온라인 기자간담회가 열리고 있다/연합뉴스

다음주 최대 이슈는 18일~19일 역대급 IPO 대어인 LG에너지솔루션 일반투자자 청약이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11~12일 진행된 기관 수요예측이 1,500 대 1이상 경쟁률을 기록한 만큼 일반투자자 청약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모주 청약을 기다리는 투자자들은 미리 다른 주식을 매도해 현금을 쌓아 두면서 청약에 대비하기 때문에 대어급 IPO 직전까지 예탁금이 증가한다”며 “청약 일정 이후에는 이중 일부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재유입되는 경향이 있어 국내 증시의 상승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연준의 유동성 축소 우려로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타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금융투자계의 배당차익거래 매물 악재가 일단락되고 있고, LG에너지솔루션 쳥약을 위한 개인투자자들의 매도도 다음주 일단락 되는 만큼 금리인상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반도체와 차량 중심의 분할 매수는 유효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메모리반도체 업황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 중이다. 골드만삭스는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가를 올렸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 집중으로 인한 디램(DRAM) 공급 감소가 메모리 업황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가 잇달았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금리인상 우려가 지속되는 만큼 실적 대비 주가 부담이 적은 종목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며 “국내의 경우 반도체, 자동차와 함께 철강, 화학, 조선, 기계, 그리고 금융 업종 등이 이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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