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초음속 미사일의 연속 시험 발사 성공은 러시아 안보와 국방력 증강을 위해 큰 발걸음을 내디딘 것입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4일 자체 개발한 극초음속 미사일 ‘치르콘(Tsirkon)’의 성공을 한껏 치켜세웠다. 지난 2016년부터 10여 차례의 시험 발사 끝에 해군 잠수함·호위함 등의 실전 배치를 앞두고 이같이 밝힌 것이다. 치르콘은 최대 마하 9(시속 약 1만 1,000㎞)의 속도로 1,000㎞ 이상 비행해 지상·해상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 마하는 공기 중의 음속(시속 약 1,200㎞)을 1로 삼는 속도 단위로 1보다 크면 초음속, 5 이상이면 극초음속이라고 한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속도가 훨씬 빠른 데다 비행 경로를 바꾸는 ‘회피 기동’도 갖출 수 있어 기존 미사일 요격 체계로는 막을 수 없다. 핵탄두가 탑재되면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 탄도·순항미사일의 장점을 결합해 발사할 때는 로켓엔진, 나중에는 제트엔진을 쓴다. 러시아는 위성 궤도에서 지구를 돌다가 목표를 타격하는 극초음속 미사일 ‘아방가르드’ 배치를 이미 완료했다. 중국도 극초음속 미사일 둥펑-17의 시험 발사에 성공해 상당수 배치를 마쳤다. 북한도 지난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미국·프랑스·호주·일본 등 서방국들과 우리는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을 추진 중이지만 아직 최종 성공에 이르지 못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러시아와 서방국 간의 수 차례 협상이 결렬됐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가 “쿠바 등 중남미에 군사 인프라를 배치할 수 있다”고 위협하자 미국은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맞섰다. 러시아는 치르콘 미사일로 무장한 군함을 공해상에 배치하는 방안도 거론했다. 1962년 소련이 핵탄두 미사일을 배치하려다 핵전쟁 발발에 직면했던 ‘쿠바 미사일 위기’를 연상시킨다. 유럽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 아시아에서는 중국의 대만 침공 협박 등으로 국제 정세가 살얼음판 같은 ‘신냉전’으로 접어들고 있다. 우리가 진정한 한반도 평화 체제를 만들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려면 싸울 의지를 가다듬고 첨단 무기를 갖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