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가 대선 캠프에 깊숙이 관여해 ‘비선 실세’로 활동한 정황을 담은 녹취록이 16일 공개됐다. 김 씨는 유튜브 매체 ‘서울의소리 ’기자에게 “도우면 1억 원을 줄 수 있다”며 취업 제안까지 했다. 또 국민의힘 경선 당시 경쟁 후보인 홍준표 의원에게 비판적 여론이 형성되게 사주한 정황도 나왔다. 윤 후보가 현 정권과 각을 세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와 관련해서는 “민주당이 적”이라고 주장했다.
MBC는 이날 저녁 시사 프로그램 ‘스트레이트’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스트레이트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7월 12일과 21일 각각 이모 기자에게 캠프 참여를 제안했다.
김 씨는 지난해 7월 12일 “솔직히 우리 캠프로 데려왔으면 좋겠다”고 한 데 이어 21일에는 “우리 동생이 잘하는 정보 같은 거 (발로) 뛰어서 (도와달라)”라고 말했다. 김 씨는 “한 번 와서 좀 우리 몇 명한테 좀 그런 것 좀 캠프 구성할 때 그런 것 좀 강의 좀 해주면 안 되냐”고 요구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후 8월 30일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에 이모 기자를 초청해 선거 관련 강의를 진행하고 105만 원을 강의료로 지불하기도 했다. 같은 날 김 씨는 이모 기자가 캠프 참여를 가정해 “얼마를 주느냐”고 묻자 “잘하면 1억 원도 줄 수 있다”고 답했다.
김 씨가 윤 후보의 대선 캠프에서 막강한 힘을 행세한 듯한 발언도 이어졌다.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캠프에 합류한 데 대해 “원래 그 양반이 오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모 기자의 질문에 “본인이 오고 싶어했다. 그런데 계속 자기 좀 그러려고 한 거지. 왜 안 오고 싶겠냐. 여기가 자기 그건데. 먹을 거 있는 잔치판에 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발언은 김 위원장이 윤 후보와 이준석 대표의 ‘울산 합의’ 이후 전격 합류를 결정한 날에 나왔다. 김 씨가 사전에 이 정보를 알고 있었다는 말을 이모 기자에게 한 것이다.
김 씨가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경쟁자인 홍준표 의원을 비판하는 여론을 주문한 정황도 나왔다. 김 씨는 이모 기자에게 “홍준표 까는 게 슈퍼챗(실시간 후원금)은 더 많이 나올 것”이라며 “왜냐하면 거기가 또 신선하다”라고 말했다.
조국 수사는 더불어민주당 때문에 커진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김 씨는 “조국 수사를 그렇게 펼칠 게 아닌데 조국 수사를 너무 많이, 너무 많이 공격했다”며 “그래서 검찰하고 이렇게 싸움이 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빨리 끝내야 한다는데 계속 키워 유튜브나 유시민 이런 데서 계속 자기 존재감 높이려고 키워서, 사실 조국의 적은 민주당”이라고도 밝혔다.
또 “박근혜를 탄핵한 것은 보수”라며 “바보 같은 것들이 진보, 문재인(대통령)이 탄핵했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라 보수 내에서 탄핵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성폭력으로 실형을 받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를 옹호하는 발언도 했다. 그는 “미투도 문재인 정권에서 터뜨리면서 잡자고 했다. 사람 사는 게 너무 삭막하다. 난 안희정이 불쌍하더만 솔직히. 나랑 우리 아저씨(윤석열 후보)는 되게 안희정(전 충남지사)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본인에 대해 제기된 소위 ‘쥴리’ 의혹, 유부남과의 불륜 루머에 대해서는 적극 부인했다. 김 씨는 “내가 뭐가 아쉬워서 유부남하고”라며 “우리 엄마가 돈도 많고, 뭐가 아쉬워서 그렇게 되나. 뭐가 아쉬워서 자기 딸을 팔겠나”라고 말했다. 김 씨는 윤 후보와 자신에게 비판적인 기사를 쓰는 장모 기자를 지칭하며 “걔는 인터뷰하면 계속 고소해서 걔는 아마 감옥 갈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