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신약 '케이캡' 최단 기간 1,000억 블록버스터에

작년 원외처방액 1,096억 원…전년比 44%↑
대웅 '펙수클루' 발매로 국내사간 빅매치 예고

HK이노엔의 케이캡 /사진 제공=HK이노엔


발매 3년차를 맞은 HK이노엔(195940)의 항궤양제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이 지난해 1,000억 원이 넘는 처방실적을 올리며 국산 신약 새 역사를 썼다. 1999년 SK케미칼의 ‘선플라’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역대 국산 신약 34개 품목 중 최단 기간 내 연간 1,000억 원 이상의 처방실적을 거두는 블록버스터로 등극했다.


HK이노엔은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의 지난해 원외처방실적 1,096억원으로 전년 761억 원 대비 43.9% 증가했다고 17일 밝혔다. 원외처방은 약국에서 판매된 전문의약품의 매출을 말한다. 병원 입원 환자에게 처방되는 의약품을 제외한 처방의약품 실적이다.





케이캡은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CAB)로 불리는 새로운 계열의 항궤양제다. 위벽세포에서 산분비 최종 단계에 위치하는 양성자펌프와 칼륨이온을 경쟁적으로 결합시켜 위산분비를 저해한다. HK이노엔의 전신인 CJ헬스케어가 지난 2010년 일본 라퀄리아로부터 초기 물질을 도입해 2018년 7월 국산 신약 30호로 허가를 받았다.


케이캡은 2019년 3월 HK이노엔과 종근당이 공동판매를 시작한 이후 시장에서 흥행돌풍을 일으켰다. 발매 2년차 만에 국내 소화성 궤양제 시장 선두에 올랐고, 발매 3년차 만인 지난해 처음으로 처방실적 1,000억 원을 돌파했다. 보령제약 ‘카나브’, LG화학 ‘제미글로’와 같이 단일제·복합제를 합치지 않고, 단일 품목으로만 연 처방액 1,000억 원을 넘긴 국산 신약은 케이캡이 처음이다. 당초 위식도역류질환에만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던 케이캡은 지난해 말부터 위궤양에도 급여가 확대되면서 성장세가 한층 가팔라졌다.


다만 올해도 흥행가도를 지속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웅(003090)제약은 일찌감치 H2 저해제 ‘알비스’와 프로톤펌프억제제(PPI) ‘넥시움’ 등을 판매하며 국내 소화성 궤양제 시장에서 막강한 영업력을 구축하고 있다. 경쟁품목 발매에 대비해 HK이노엔은 올해 상반기 중 입에서 녹여 먹는 제형인 구강붕해정을 새롭게 발매하며 승부수를 띄울 계획이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요법에 관한 적응증 추가도 목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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