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빨라지고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여파로 국고채 3년물 금리가 뜀박질하며 43개월 만에 최고치를 돌파했다.
17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는 전 거래일 대비 10.4bp(1bp=0.01%포인트) 오른 연 2.148%에 마감했다.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에 9.1bp 급등하면서 2%를 돌파한 데 이어 이날에도 10bp 이상 뛰면서 지난 2018년 6월 21일(연 2.149%) 이후 약 3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10년물 금리도 11.5bp 뛰어 연 2.568%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10월(연 2.575%) 이후 약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외 5년물과 2년물은 각각 11.2bp, 9.6bp 상승하면서 이날 국고채 시장이 전체적으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국내외 통화정책 정상화 추진에 예상보다 강한 속도가 붙으면서 채권금리가 급등세를 타고 있는 모습이다. 14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한다고 밝힌 뒤 “기준금리가 1.50%가 돼도 긴축이 아니다”라고 발언했고 이에 일부 투자자들은 연내 기준금리가 2.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14조 원 규모의 추경 재원을 적자 국채를 발행해 충당하겠다고 밝히면서 채권시장에 수급 부담도 커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선호 기조도 확인되면서 14일(현지 시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1.70% 수준에서 1.79%까지 급등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주 매파적이었던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준금리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 상향, 빨라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이날 국고채 금리가 급등했다”며 “미국은 올해 5~7회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10년물 국채금리가 9bp 뛰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