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세아창원특수강, 치솟은 금리 뚫고 회사채 '흥행'

700억 모집에 기관 등 1,950억 주문 쏟아내
금리 상승에도 호실적·재무 안정성 높게 평가


세아창원특수강이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모집 규모의 2배 이상 매수 주문을 받으며 수요예측에서 흥행을 보였다. 연초부터 A급 회사채들의 부진과 최근 국고채 금리 상승 여파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이익 창출력과 재무 안정성을 눈여겨본 기관들의 러브콜이 쏟아졌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세아창원특수강은 7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전날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1,950억 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세아창원특수강은 국내 스테인리스 선재와 봉강 시장에서 독점적인 시장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업황 변동성이 크지만 기계와 자동차·조선·플랜트 등 다변화한 산업을 전방 수요처로 두고 있어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2021년 이후 글로벌 경기부양과 중국 수출규제 등의 영향으로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9월 기준 세아창원특수강의 매출은 1조 62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우수한 실적에 힘입어 회사채 투자자들도 잇따라 지갑을 열었다. 낮은 신용도 부담으로 기관들이 투자를 꺼려하는 A급 회사채임에도 보험사들과 은행 등의 수요가 쏟아졌다.


다만 아직 회사채 스프레드(국채와의 금리 차이)가 높은 만큼 발행 금리를 크게 낮추진 못했다. 증권신고서 기준 연 2.806%로 동일 신용등급을 보유한 기업들의 평균 금리(등급 금리)인 2.756% 대비 5bp(1bp=0.0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A급 회사채의 경우 종목에 대한 선호도가 뚜렷하게 나뉜다" 면서 "세아창원특수강의 경우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없었고 수 년간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한 만큼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국고채 금리가 연일 급등한 점은 회사채 시장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날 3년 만기 국고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10.4bp 오른 연 2.148%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약 3년 7개월 만의 최고치다.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에도 9.1bp 오른데 이어 연일 큰 폭으로 상승 중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아직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끝나지 않은 만큼 상반기 물가 수준이 안정화되기 전까지는 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회사채 시장의 부담도 커졌다”고 분석했다.


한편 A급 회사채 시장은 연초부터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다. 국고채 금리가 널뛰는 한편 지난해 말 위축됐던 회사채 투자 심리가 아직 회복되지 않은 탓이다. 앞서 수요예측을 진행한 CJ프레시웨이는 1,000억 원 규모 모집에 520억 원의 주문을 받는데 그쳤다. 신용등급이 비슷한 한솔제지는 CJ프레시웨이의 부진에 다음주 계획했던 수요예측을 취소했다.


한 대형 증권사의 자금조달 담당 임원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때문에 연초 회사채 시장이 늦게 개장한 영향이 크다" 면서 "AA급 회사채 발행이 늘어나면서 회사채 스프레드가 줄어들면 차차 A급에도 온기가 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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