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병가중' 직원들 880만명...오미크론 잠식당한 美 노동시장

감염 공포보다 "일할 사람이 없다"
12월 초 대비 3배 급증
유나이티드 항공, 3분의 1 병가

20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 있는 프랜차이즈 커피 체인점 피츠 커피가 영업 시간을 단축하자 헛걸음을 한 시민들이 돌아가고 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지난 20일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 있는 프랜차이즈 커피 체인점 피츠 커피. 영업 종료 시간이 오후 5시에서 오후 1시로 단축돼 점심 시간 이후 허탕을 친 손님들이 발길을 돌려야 했다. 허탕을 친 이들은 가게 정문 앞에 쓰인 영업시간을 재차 확인하며 고개를 갸웃했다. 모바일 픽업 주문 서비스도 중단됐다. 매장의 한 직원은 "직원들이 아파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며 "원래 10명의 직원들이 있는데 지금 나올 수 있는 인원이 4명 밖에 되지 않아 불가피하게 영업 시간과 서비스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7일 캘리포니아주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22만명대로 치솟았다. 지난 7일 평균 신규 확진자 수(11만8,000명)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전날 이곳으로부터 8마일(13km) 떨어진 산타클라라 카운티에서 운영하는 무료 코로나19 검사소에는 차량이 입구 앞으로 끝없이 꼬리를 물어 도로가 마비됐다. 15분 간격마다 104명의 인원만 예약을 받고 있는데도 다음 시간 인원들까지 몰려든 탓에 진입로를 최대한 꼬불꼬불한 형태로 바꿨다. 검사를 진행한 의료 인력은 "보다시피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수량이 많아 결과를 받기까지 3일까지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며 "자가 진단 키트를 별도로 건넸다.



19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 남쪽의 산타클라라 카운티에서 운영하는 코로나19 검사소에 검사를 받기 위한 차량 행렬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코로나19 변이인 오미크론이 미국 동부를 시작으로 미 전역을 빠르게 잠식한 가운데 최근 880만 명에 달하는 인력이 질병으로 인해 결근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는 "미 인구조사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9일부터 이달 10일까지 880만명이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해 아프거나 감염된 가족을 돌보기 위해 결근을 했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이는 지난 해 12월 초 2주 간에 비해 3배나 뛴 숫자다. 미국 내 근로자 수 1억5,500만명(지난 해 12월 기준)의 5.6%에 달한다. 또 지난 해 4월 관련 통계를 조사한 이후 최대 규모다.


WP는 오미크론 확산으로 인해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분야가 노동시장이라고 분석했다. 회계법인 그랜트 쏜튼의 경제학자 다이앤 스원크는 "가장 큰 문제는 전염에 대한 공포나 대면 활동에 대한 불안감이 아니라 아픈 사람들로 인해 심각한 노동력 부족 문제가 야기되는 것"이라며 "유일한 희망은 오미크론이 최대한 빠르게 사라지는 것뿐"이라고 짚었다. 스콧 커비 유나이티드 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뉴워크 환승 센터에서 일하는 근로자 3분의 1이 병가를 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기간 미 전역에 있는 월마트 매장 중 60여곳이 소독과 방역을 이유로 문을 닫았고 메이시스 백화점이 1월 한 달간 2시간 단축 운영 지침을 시행 중이다.


한편 이 기간 첫 실업 수당을 신청한 이들도 지난 주 28만6,000명까지 늘었다. 이는 전 주(5만5,000명) 대비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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