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차라리 출당” vs 尹측 “국민께 사과 먼저”…더 거세진 신경전

홍준표, 청년의꿈에 "미래없는 대선"
이양수 "무조건 원팀 좋은게 아냐"
권영세 “현명한 분, 할 일 잘 알 것”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1월 8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캠프 해단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3·9 재보궐 선거 공천 문제로 벌어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홍준표 의원 간 신경전이 점점 더 거칠어지고 있다. 홍 의원은 23일 당을 떠날 수도 있음을 시사했고 윤 후보 측은 “국민께 먼저 사과하라”고 맞섰다.


홍 의원은 이날 자신이 만든 온라인 커뮤니티 ‘청년의꿈’에서 한 지지자가 올린 ‘어처구니 없는 경선 결과와 지금의 비리 대선 상황에 한숨밖에 나질 않는다’는 내용의 글에 “차라리 출당이나 시켜주면 맘이 더 편할 건데…”라고 댓글을 달았다. 홍 의원은 다른 게시 글들에도 ‘출당’ 댓글을 수차례 달았다. 또 다른 지지자가 ‘이 나라에 정말 미래가 있느냐’고 묻자 “미래 없는 대선”이라고도 적었다.


앞서 홍 의원과 윤 후보는 지난 19일 만찬 회동을 가졌지만 만 하루도 되지 않아 공천 문제로 신경전을 벌였다. 홍 의원이 윤 후보에게 경선 당시 자신을 도왔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을 전략 공천하자고 제안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윤 후보 측은 “홍 의원이 밀실 정치를 했다”고 비난했고 홍 의원은 “윤 후보와 나눈 이야기를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들이 공개적으로 발설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윤 후보 측도 홍 의원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특별히 할 말은 없고, 우리 홍 의원님은 현명한 분”이라면서도 “정권 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무슨 일을 하셔야 할지 잘 아시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양수 선대본 수석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을 통해 “국민에게 올바른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이해를 구하는 게 먼저”라며 “(홍 의원이) 국민들에게 공감 받는 정치인이 됐을 때 선대본에서 홍 의원에게 협조를 구하는 것이 타당한 순서”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홍 의원의 요구를 수용할 여지가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수석대변인은 “무조건 ‘원팀’이 된다고 해서 좋은 게 아니다”라며 “그 절차나 방식이 국민의 눈높이 수준에 걸맞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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