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목 제약바이오협회장 "K-제약바이오 퀀텀점프 적기...대통력 직속 컨트롤타워 설치 시급"

한국제약바이오協 신년 기자 간담회
대통령 직속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 설치 건의
"R&D 예산 2배 확대· 5조원 메가펀드 조성 필요"

24일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이 서울 서초구 방배동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강당에서 온라인으로 개최한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키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제약바이오협회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2022년을 'K-제약바이오 대도약의 해'로 선언하고 이를 위한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제약바이오 분야 컨트롤타워인 대통령 직속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 설치를 꼽았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24일 온라인으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해는 연간 가장 많은 국내 개발 신약 4개 배출, 25개사 총 13조 원대의 기술 수출, 의약품 수출 10조 원 돌파 등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2022년 검은 호랑이 해는 그간의 역량 강화와 에너지 축적을 바탕으로 이제 제약바이오강국으로 날아오를 도약대에 섰다"고 말했다.


제약바이오 산업은 그간 과감한 투자와 도전으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협회에 따르면 국내 기업 신약 파이프라인은 2018년 573개에서 2021년 1,477개로 3년 만에 2.6배로 확대됐다. 상장 제약바이오기업의 연구개발 비용 비중은 10.7%로, 제조업의 4배가 넘는 수준이다. 다만, 원 회장은 "정부의 과감한 지원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다면 산업계의 노력이 무모한 도전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협회는 제약바이오강국 실현을 위해 정부에 대통령 직속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 설치를 가장 우선적으로 건의했다. 원회장은 "산업육성 정책과 재정, 규제가 다부처로 분산돼 있어 효율성 저하돼 있어 제약바이오산업의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는 데 제약이 있다"며 "각 부처 정책을 총괄하고 효과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 대통령 직속 컨트롤타워를 설치하는 게 가장 시급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정책은 물론 인재 양성과 예산 지원의 확대를 촉구했다. 미국의 신약 개발 심사 인력은 8,051명인 반면 우리나라 228명으로 10분의 1에도 못 미치고,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중 제약바이오 분야의 비중이 미국 30%, 벨기에 40% 등에 비해 부족하다는 것이다. 특히 후보 물질 단계의 기초 연구가 아닌 산업화가 가능한 응용연구의 R&D 예산 비중은 2010년 22.5%에서 2019년 15.4%로 오히려 감소했다.


원 회장은 "기업에 대한 정부의 R&D 예산 지원을 현재 14.6%에서 30% 이상으로 2배 넘게 확충해야 한다"며 "특히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스스로 블록버스터(연 1조 원 이상 매출) 신약 개발을 완주할 수 있도록 정부 주도의 5조 원대 메가펀드 조성 등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 회장은 동시에 산업계에서도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혁신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간 R&D 투자규모를 현재 10.7%에서 2025년까지 15~16% 수준으로 증대하겠다"며 "오픈 이노베이션의 전방위 확산을 위해 혁신적 파이프라인 등 공유 플랫폼인 ‘Drug Discovery 라이브러리’ 컨소시엄 구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오헬스분야 전문 기술가치평가 시스템을 구축해 신뢰성을 확보한 뒤 ‘바이오헬스 특화 기술거래소’ 발족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신라젠 상장폐지 등 '거품 논란'을 빚은 제약바이오 기업의 신뢰도 하락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원 회장은 “제약바이오는 전문적이고 복잡한 산업 특성상 투자자에 혼동을 줄 만한 정보 전달에 주의해야 하며 국민 건강과 밀접돼 있어 누구보다 투명하고 윤리적이어야 한다”면서 “다만, 신약개발과 바이오는 오랜 기간 투자하고 많은 인내가 필요하다는 산업 자체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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