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인불발(堅忍不拔)’.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끝까지 참아 결국 목표를 달성한다는 의미다. 헬스케어 기업 셀리턴의 현재 행보를 설명하는 단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년 전 국내에 일으킨 ‘LED 뷰티 붐’은 현재 해외에서 이어지며 눈길을 끌고 있다.
셀리턴은 국내서 LED마스크를 처음 선보인 ‘원조 기업’이다. 2014년 김일수 대표의 아이디어로 세상의 빛을 본 뒤, 기업을 대표하는 ‘효자 상품’으로 등극했다. 셀리턴의 성공과 함께 대기업도 같은 아이템을 선보이며 ‘LED 마스크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 당시 소비자 호응은 물론 업계에서 ‘새로운 K-뷰티 먹거리’로 LED마스크를 꼽았다.
하지만 눈에 띌수록 유명세를 치러야 했다. 2019년 국내 뷰티시장의 주요 키워드 중 하나로 LED마스크가 떠오른 상황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동을 걸었다. 당시 식약처는 LED마스크 업계 전반의 온라인 광고 실태를 분석하고, 이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렸다. 공산품을 의료기기로 오인할 수 있도록 광고했다는 게 문제였다. 하지만, LED 뷰티 디바이스 기술은 제조업체에서 이끌어낸 신기술이다보니 이에 대비한 정부 차원의 규제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으로 일선 산업계를 비롯 소비자도 큰 혼란에 빠졌다.
당시 48개 제품, 943건의 온라인 광고가 적발됐고 대기업 제품도 속해 있었다. 하지만 타깃은 LED 대표주자로 꼽히던 ‘셀리턴’으로 몰렸다. 회사 측은 식약처의 시정명령에 빠르게 대처·조치했지만, 식약처의 시정 명령 이후 LED마스크 시장 자체가 크게 축소됐고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에는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힘든 시기에 김일수 대표가 택한 길은 ‘묵묵함’이었다. 김 대표는 ‘어떤 기업이든 버티면 기회가 온다’는 모토로 2년을 보냈다. 2019과 달리 2020부터 지난해까지는 매출 급감을 겪었다. 식약처 시정 명령으로 잠재력이 컸던 중국 매출에도 타격을 입었다. 그럼에도 정리해고 등 규모 축소 없이 기업을 운영했다.
자사 R&D연구소 운영, 대학병원과의 임상 진행, 특허등록에 이르기까지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에 집중했다. 이를 토대로 지속적으로 신제품을 개발하고, LED방석·LED탈모치료기기 등은 식약처 인증을 통한 품질개선에 힘썼다. 현재 셀리턴은 의료기기에 준하는 제품의 생산·품질을 안정화함으로써 제품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있다.
김 대표는 “시장 환경에 대한 아쉬움은 남지만, 이 역시 결국 기업이 극복해야 문제”라며 “환경을 탓하기보다 선택권이 없는 상황에서는 버티며 발전해나가며 이를 계기로 경쟁력을 더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운영 성과는 재기 움직임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 반응이 뚜렷하다. 현재 영국, 일본, 러시아, 두바이 지역에서 반응이 좋다.
셀리턴 측은 “이는 단기간의 성과가 아닌 꾸준한 시장조사와 현지화를 통해 달성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셀리턴은 국외에서 제품 판매가 가능하도록 유럽, 일본, 동남아 등에서 판매 허가 인증을 진행해왔다. 여기에 현지화 전략을 목표로 마케팅을 강화했다.
회사 측은 “어려운 상황에서 포기하는 대신,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며 더 철저히 준비한 덕분”이라며 “해외 실적은 지난해부터 가시적 성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반응이 좋은 시장은 영국과 일본이다. 셀리턴은 영국 현지 헬스·웰니스 클리닉 등에서 사업제안을 지속적으로 받는 상황에서, 사업 가능성을 신중히 검토한 뒤 2020년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했다.
셀리턴에 따르면 2021년 1년간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 영국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엘르 영국(UK), 태틀러 매거진, 보그, DOSE 등 유명 매거진에서도 조명됐다. 특히 글로벌 매거진 코스모폴리탄 영국이 선정한 ‘핫한 LED마스크 분야 베스트1’에 선정되기도 했다. 공통적으로 ‘비용 문제를 뛰어넘는 신개념 뷰티테라피’라는 점에 주목했다.
영국에서 ‘히트’한 여파는 유럽 지역뿐 아니라 중동, 러시아, CIS 지역에서의 러브콜로 이어졌다. 현재 셀리턴은 영국과 100억대 이상 계약 체결을 맺었다.
영국에서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셀리턴은 올해 세계 미용시장 탑3에 드는 ‘빅마켓’인 일본 시장을 전략 요충지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지난해 7월경에는 일본 현지법인도 설립했다. 법인 설립 후 마루이백화점 팝업스토어 입점을 시작으로 다이마루 백화점 도쿄점, 마츠자카야 나고야점 매장 입점까지 마쳤다. 특히 지난해 10월 다이마루 도쿄점 정식 입점일 전날 열린 온라인 간담회에는 현지 주요 언론사 약 150여곳이 참여했다. 입점 당일에는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기도 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일본 뷰티 디바이스시장에 ‘LED’라는 요소가 신선하게 작용한 게 성공포인트로 여겨진다. 셀리턴은 일본 내에서 지속적인 마케팅을 통해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포부다.
김일수 대표는 “세계 홈뷰티기기 시장은 2022년 4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세계에 마스크뿐 아니라 LED를 토대로 한 ‘라이트테라피’를 대중화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한국 기술로 전 세계 시장을 매혹시킬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겪어온 어려움을 탈피하고 올해를 글로벌 재도약 원년의 해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셀리턴은 현재 영국·일본뿐 아니라 중국, 홍콩, 싱가포르, 태국, 인도네시아 등 해외 10여개국에 뷰티 디바이스를 수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