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의 영향으로 중국 대학졸업자의 채용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젊은층은 취업난은 곧바로 출생률에 영향을 주면서 결국 악순환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중국 인민대 고용연구소(CIER)와 구직웹 자오핀이 실시한 설문조사 보고서는 지난해 4분기 ‘대학 졸업자 1인당 취업 가능한 일자리 수’가 0.88를 기록하며 코로나19 팬데믹 직후인 지난 2020년 2분기(0.79)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0.88’이라는 숫자는 졸업자 100명 가운데 88명분의 일자리만 있다는 것이다. 나머지 12명은 원천적으로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셈이다.
지난해 4분기 기업의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11.2% 감소한 반면 대졸 지원자 수는 37.8% 증가한 상태다. 중국이 코로나 팬데믹에서 급속하게 회복되면서 지난해 2분기 수치가 1.52를 기록했는데 이어 3분기에 1.24로 낮아졌다가 이번에 다시 ‘1’ 이하로 하락한 것이다.
지난해 4분기 중국 경제가 4% 성장(전년동기 대비)에 그치는 등 부진한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보고서는 “현재 대졸자 고용시장은 안정적이긴 하지만 압력을 받고 있고 구조적 모순도 여전히 존재한다”며 “중국 경제 자체가 수요 위축, 공급 충격, 부정적 전망의 3중 압력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로 인해 고용시장 수요가 일정 부분 타격을 받아 대학생들의 취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취업시장은 올해 더 악화될 전망이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중국내 대학 졸업 예정자는 총 1,076만 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예상하고 있다. 이는 작년보다 167만명 늘어난 숫자다. 1990년대 말 출생율이 가장 높을 때 대학에 들어간 사람들이 졸업해 최근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미 여기에 중국 정부의 기업 규제정책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전통적으로 대규모 대졸자를 흡수했던 사교육 부분이 크게 위축된 상태다. 더구나 일자리 창출의 주요 동력이던 중소기업도 지난해 1~11월 동안 437만 개가 문을 닫은 것으로 조사됐다.
젊은층의 취업난은 그 자체로도 문제지만 출산율을 떨어뜨려 미래 성장동력을 훼손한다는 점에서 더 문제다. 한국 등에서 보듯 젊은층의 어려움은 곧바로 출산율 하락으로 이어진다.
최근 중국 국가통계국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내 출생인구는 1,062만명으로 2020년 보다 11.5% 줄어들었다. 2020년 출생인구는 2019년에 비해 18.1% 줄었는데 또 급락한 것이다. 2년 만에 30% 내외가 줄어든 것이다.
중국의 지난해 출생률은 0.752%에 그쳤다. 이는 지난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후 최저치다. 지난해 중국 인구의 순증가는 48만 명에 그쳤다. 올해는 인구감소의 ‘데드크로스’ 발생이 확실하다.
그렇지 않아도 주택난에 고물가로 고전하는 젊은층들이 취업난의 쓰나미까지 만나게 된 것이다.
/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