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6일 당 소속 의원 및 원외당협위원장들과 함께 대선 필승을 다짐하는 결의 대회를 열었다. 공교롭게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역시 전국 152개 지역의 지역선대위원장을 임명하는 필승 대회를 개최하면서 맞불을 놓았다. 국민의당이 덩치를 키우면서 정권 교체를 위한 야권 단일화 방정식은 더 꼬였고 양측의 신경전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윤 후보는 필승 결의 대회에서 “대통령 중심제의 이 나라를 국민 중심제로 운영하겠다”며 “3월 9일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해 정권 교체를 이루고, 우리 국민을 살리고, 대한민국을 살리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의원과 당협위원장들을 향해 “한 분 한 분이 윤석열이고 한 분 한 분이 대통령 후보라는 마음으로 지역 곳곳을, 국민들의 삶의 현장을 누벼달라”며 결속을 주문했다. 이 같은 행사는 윤 후보가 지난해 11월 대선 후보로 선출된 후 처음이다. 설 명절을 앞두고 윤 후보가 직접 의원과 원외당협위원장들에게 지역 유권자들의 피부에 와닿는 선거운동을 해달라고 호소한 것이다.
단일화 가능성을 ‘0%’라고 단언한 안 후보도 서울 마포구의 서울가든호텔에서 ‘국민의당 대선 전국 결의 대회’를 열었다. 특히 이 자리에서 안 후보는 전국 152개 지역구, 194명의 지역선대위원장을 임명했다. 지난 2020년 총선 당시 ‘반문(文) 진영’에 동참하며 전국구 무공천으로 흩어진 당의 전국 조직을 재건한 것이다. 안 후보는 “‘대한민국을 살려내라’ ‘대한민국 국민을 구하라’는 것이 정권 교체를 열망하는 야권 지지자들의 명령이자 우리 국민의 명령이고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에 대해 “정권 교체뿐만이 아니라 정권 교체 이후가 중요하다”며 “지금 제1 야당은 정권 교체만을 부르짖고 있는데 그 다음은 예전 그대로 돌아갈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당의 덩치가 커지면서 단일화 방정식의 난도는 한층 높아졌다. 지난해 4월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야권이 후보 단일화를 일사천리로 진행한 데는 전국 조직이 흩어지며 안 후보의 몸집이 가벼워진 영향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당시와 다른 양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도 단일화를 배제한 정권 교체를 위해 더욱 결속하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경선 과정에서 홍준표 의원을 도왔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상임고문으로, 유승민계인 유의동 의원을 당 정책위의장으로 껴안았다.
양측의 신경전도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최진석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은 ““국가 비전이 없이 하는 국가 경영은 길을 잃는다. 정치가 사라지고 권력 투쟁만 남는다”고 질타했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3등 후보가 양비론만 갖고 선거를 치르다 보니 그 후보의 선대위원장도 타 후보 지지자에게까지 양비론과 싸잡아 비난을 한다”고 받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