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입대 후 팔에 신경종(양성 종양) 진단을 받은 한 장병이 부대에서 제대로 된 조치도 없이 훈련을 계속 시키는 바람에 손가락을 제대로 펴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다면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자신을 모 사단 예하부대에서 복무 중인 용사라고 밝힌 제보자 A씨는 25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글을 올려 자신의 상황을 전했다.
수술 후 구부정한 오른쪽 팔 사진을 함께 올린 A씨는 "훈련병 교육을 받으면서 팔이 점점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며 "통증과 후유증으로 귀가 조치를 희망한다고 말했고 진료를 받았다"고 운을 뗐다.
A씨 주장에 따르면 당시 군의관은 "사회에서 있을 때 떼온 진단서나 소견서도 없고 그냥 눈으로 봤을 때 이 정도는 귀가 조치 사유가 안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결국 모든 훈련을 정상적으로 마친 A씨는 후반기 교육 중에도 지속적인 통증에 시달렸고, 국군병원에 가서 MRI와 초음파를 찍은 뒤 팔에 신경종이 생겼다는 진단을 받았다.
A씨는 "팔을 이대로 놔두면 신경종이 퍼져서 오른팔 전체에 마비가 올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불안한 상태에서 자대 전입을 왔다"면서 "바로 다음 주가 훈련 주여서 전입 직후 중대장님 면담에서 상황을 말씀드렸다. 그러나 결국 공격 군장을 메고 남들과 똑같은 훈련을 받아야 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아울러 A씨는 "통증과 손가락 마비가 점점 심해지고 추운 날씨 탓에 신경까지 굳더라"면서 "훈련을 마치고 외진을 갔고 '무리하게 팔을 쓰면 점점 마비가 악화된다'는 소견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A씨는 민간병원에서 정확한 검사를 받으라는 군 병원 권고에 따라 연가를 내고 진료를 받았지만 복귀 후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A씨는 "복귀 후 저는 당연히 훈련이나 팔에 무리가 가는 상황을 안 만들어 주실 줄 알았는데 3일 뒤에 또 완전군장을 메고 훈련을 받았다"며 "훈련 중 어느 순간 갑자기 팔에 찌릿한 느낌과 칼로 찌르는듯한 통증이 동반되면서 손가락이 펴지지 않고 팔을 못 움직이게 됐다. 너무 당황해서 군장을 왼손으로 질질 끌고 가는데 한 간부가 '왜 넌 군장을 끌고 가냐 군장 매고 가라'며 다그쳤다"고 토로했다.
결국 A씨는 민간 병원에서 신경 근전도 검사 결과지와 소견서를 받아 부대에 복귀한 뒤 모든 작업이나 훈련에서 열외 조치를 받았다면서 "지금 손가락을 펴지 못해 오른팔로 젓가락질, 단추 잠그는 것도 안 되는 상황인데 선임들의 눈치도 보이고 '얘만 꿀 빤다'는 말을 들으니 너무 억울하고 마음이 좋지 않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더불어 A씨는 "군대라는 조직 안에서 환자가 있다면 이 환자에게 무리가 가는 행동이나 훈련을 먼저 인지하고 조치해 줬으면 좋겠다"면서 "치료 여건이 열악해 빠른 진료가 혹 제한되더라도 심적으로나마 힘들지 않게 조치해줬으면 좋겠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