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실적 '겹경사'] 매출 74조 '신기록'…가전은 월풀 제치고 '1위'

프리미엄 가전·TV판매 호조 영향
영업이익은 3.8조로 1.1% 내려
가전 매출, 美 월풀보다 매출 2조 많아
“공급망 불확실성 여전…SCM 최적화"


LG전자가 프리미엄 가전과 TV 판매 호조에 힘입어 연매출 신기록을 썼다. 특히 회사 주력인 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사상 처음으로 가전 라이벌 미국 월풀을 제치고 세계 가전 매출 1위에 오르는 등 의미 있는 수치를 달성했다.


27일 LG전자는 2021년도 4분기 실적 설명회를 열고 지난해 매출 74조 7216억 원, 영업이익 3조 8638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지난 2020년보다 매출이 28.7% 증가하며 사상 처음으로 70조 원을 넘겼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1% 내렸다.


LG전자는 지난해 내내 불확실한 공급망과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 속에서 사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프리미엄 가전 및 TV 제품이 회사 매출을 쌍끌이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하는 데 기여했다. 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A사업부와 TV 사업을 영위하는 HE사업본부의 연매출 합계가 40조 원을 넘은 것도 처음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가전 사업 분야의 활약이 눈부셨다. 생활가전(H&A) 분야 연 매출은 27조 1097억 원이다. 이 매출액은 글로벌 가전 경쟁사 월풀을 사상 처음으로 따돌린 기록이라 눈길을 끈다.


최근 월풀은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며 자사 연 매출액이 약 25조 1700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금액은 LG전자 H&A사업본부보다 2조 원 가까이 뒤처진 금액이다.


이렇게 부동의 1위였던 월풀을 따돌리게 된 것은 LG전자의 프리미엄 가전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월풀과의 가장 큰 차별 포인트는 ‘공간 인테리어 가전’ 콘셉트를 앞세운 LG오브제컬렉션의 존재감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년간 LG 오브제컬렉션을 구매한 약 30% 소비자들이 세 가지 이상의 연관 제품을 한 번에 구매할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또 위생·건강 관리 기기 판매 호조와 렌털 사업 순항도 경쟁 우위에 한몫했다. 한국·북미·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LG 가전의 우수성이 알려진 점도 판매 비중 가운데 약 50%가 미국 내수 중심인 월풀과의 큰 차이다.


매출 쌍끌이의 주역인 유기발광다이오드(올레드) TV 사업도 개선됐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의 지난해 4분기 프리미엄 제품군 판매량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가 적극적으로 육성하는 자동차 전자부품(전장) 사업부인 VS사업부도 역대 최대인 연매출 7조 원을 돌파하며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


업계에서는 올해에도 LG전자가 회사의 차별화 및 프리미엄 제품 전략으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월풀 매출을 제치며 탄력을 받은 H&A 사업부는 올해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LG오브제컬렉션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는 물론 사용자가 가전 성능을 직접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업(UP) 가전’이 시장에 출시되면서 매출 우상향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IBK투자증권은 올해 H&A사업본부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29조 원, 2조 3000억 원으로 예상했다.


올레드 TV 생태계 확장이 가속화되면서 이 시장을 주도하는 LG전자 HE사업부 매출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세계 올레드 TV 출하량은 650만 대 수준으로 예상되지만 올해는 800만 대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장사업 담당인 VS사업본부의 흑자 전환 가능성도 기대된다. 올 하반기부터 차량용 반도체 수급 상황이 나아지는 데다 핵심 고객사와 의미 있는 거래가 진행되면서 VS사업본부의 매출과 수익성이 한층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올해 공급망 불확실성과 원자재 값 상승, 코로나19 지속 등 불확실한 경영 환경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이권 LG전자 상무는 이날 설명회에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재확산, 미국 테이퍼링 가속화, 원자재 값 상승 등으로 글로벌 시장 불확실성이 전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본다”며 “원자재 통합 협상이나 권역별 거점 메이커를 육성해 공급망 최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