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 속에 국제 유가가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정부가 오는 4월 말 종료 예정이었던 유류세 인하 연장을 검토한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28일 서울 양재동 하나로마트에서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안건에 관해 논의했다.
정부는 우선 올해 설 명절 물가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설 17대 성수품(배추, 무, 사과, 배, 소·돼지·닭고기, 계란, 쌀, 밤, 대추, 명태, 물오징어, 갈치, 고등어, 조기, 마른 멸치) 중 사과를 제외한 16개 품목 가격이 모두 연초 대비 하락세를 나타냈다고 이 차관은 설명했다. 사과의 경우 최근 품질이 좋은 제수용·선물용 사과가 출하돼 가격이 상승했으나 1년 전과 비교해보면 17%가량 낮은 수준이다.
석유류 가격 동향은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담합 등 불공정 행위 여부를 지속 점검할 계획이다. 이 차관은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이 휘발유·경유 가격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며 “4월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가격 담합 등 불공정 행위 감시도 강화하기로 했다. 물가 상방 압력이 확산하는 가운데 가격 담합 등 불공정 행위와 편승 인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정부는 특히 담합과 재판매 가격 유지 행위 등에 대한 감시 강도를 높이기로 했다. 오리와 토종닭, 아이스크림 등 국민 체감도가 높은 장바구니 품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적발 시 강력한 시정 조치를 강구하기로 했다. 또 백화점, 홈쇼핑, 대형 마트, 온라인 쇼핑몰 등 34개 유통 브랜드와 28개 법인을 대상으로 판매 수수료, 판매 장려금 등 실태를 조사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소비자단체협의회가 자체적으로 배달 수수료를 수집·공개하기로 한 것과 별개로 정부 차원의 실태 조사도 검토 중이다.
이 차관은 “불공정 담합행위 등에 대한 조사를 강화해 시장 경쟁 압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