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피스 완전히 품은 삼바…'제2 반도체 신화' 속도

美바이오젠 지분 2.7조에 인수
신약개발 전략 등 독자추진 가능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사진 제공=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바이오젠과 지분 관계를 정리하고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 독립 경영에 나선다. 세계 톱 수준의 생산 역량에 연구개발(R&D) 역량을 더함으로써 ‘제2 반도체 신화’를 써내려간다는 구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바이오젠이 보유한 에피스 지분 전량(1034만 1852주)을 23억 달러(약 2조 7655억 원)에 인수한다고 28일 밝혔다. 특정 조건을 만족할 경우 추가로 지급되는 ‘언 아웃(Earn-out)’ 비용 5000만 달러를 제외한 나머지 인수 대금을 향후 2년간 분할 납부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2년 2월 바이오젠과 합작사 형태로 에피스를 설립했다. 바이오젠은 에피스 자본금 1647억 원의 15%인 247억 원을 최초 투자한 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유상증자에 일부 참여하며 지분 관계를 유지했다. 2018년 6월 8044억 원을 들여 콜옵션을 행사하며 에피스 지분율을 절반(50%-1주)까지 끌어올리고 공동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이번 계약으로 10년 만에 양사 간 지분 관계는 청산됐지만 협력 관계는 이어진다는 게 회사 측의 서명이다. 바이오젠은 에피스가 개발한 바이오시밀러의 유럽 현지 유통·판매에 관한 독점 권한을 그대로 갖는다.


이로써 바이오젠은 1조 9611억 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바이오시밀러 등 의약품 산업 경험이 전무했던 삼성그룹 입장에서는 에피스가 바이오젠과 협업하며 축적한 연구개발 및 상업화 역량을 내재화하며 글로벌 도약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삼성은 2014년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도 합작 형태로 아키젠바이오텍을 세웠다. 하지만 6년 만에 바이오시밀러 연구개발을 중단하고 파트너사와 합의 아래 사업을 중단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인수로 에피스가 보유한 바이오시밀러 사업과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의 시너지를 도모할 계획이다. 에피스는 현재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3종과 항암제 2종 등 총 5종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유럽·미국 등의 국가에서 판매 중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6252억 원의 누계 매출로 전년보다 매출 규모를 9.2% 키웠다. 안질환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1종이 미국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 허가를 받아 출시를 앞두고 있고 후속 바이오시밀러 4개 제품이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지분 매입, 공장 건설 등 사업 확장에 필요한 투자 재원은 총 3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에피스의 지분 인수를 통해 바이오시밀러 제품 독자 개발 역량과 신약 사업 진출 가능성을 확보했다”며 “CDMO?바이오시밀러?신약을 3대 축으로 하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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