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진로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지방 소주 시장에 진출 중인 가운데 부산 향토기업 대선주조가 새 단장한 ‘대선’을 출시하면서 시장 수성에 나섰다. 하이트진로에 맞서 부산과 울산, 경남 시장을 지켜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28일 소주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국내 주정 판매량의 66.3%를 차지했다. 롯데주류를 포함한 나머지 9개 소주 회사가 구매한 양보다 많은 주정을 구매한 셈이다. 주정 구입량은 시장 점유율의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하이트진로는 ‘처음처럼’이 최근 몇년간 부진한 사이 수도권 시장을 휩쓴 후 자본금을 앞세워 지방 시장에 대한 공세를 펼쳐 왔다. 소주 업계는 부산 시장을 제외한 경남과 울산, 대구·경북, 광주·전남, 제주도 등 대부분의 지방 소주 시장에서 진로가 6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올라선 것으로 봤다.
하이트진로에 맞서 부산소주 시장의 맹주를 자처하는 대선주조는 최근 새 단장한 ‘대선’을 출시해 시장 수성에 나섰다.
리뉴얼 대선의 초반 시장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소비자들은 이번에 풀린 ‘대선’의 맛이 한층 깊고 부드럽다는 반응이다. 부산에서 한때 70%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할 정도로 사랑받던 기존 ‘대선’에서 과당과 나트륨 아미노산을 완전히 뺀 이번 ‘대선’은 깔끔하고 더 부드러운 맛을 구현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게다가 탄수화물, 트랜스지방, 포화지방, 콜레스테롤 함유량을 0%로 만들어 현재 시장에 출시된 소주 중 최저 칼로리(90kcal/100ml)를 자랑한다. 음주로 인해 살찔 수 있다는 부담감을 가진 20~30대 젊은 층으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는 이유다.
대통령 선거를 앞둔 정치적 상황도 대선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대선’이라는 제품명이 ‘대선’(대통령 선거)과 일치해 뜻하지 않은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다.
실제 구글이나 네이버 같은 포털 사이트에서 ‘대선’ 검색량이 경쟁 제품들을 압도하고 있다. 이런 관심 때문에 리뉴얼 대선과 관련한 뉴스, 블로그, 이미지들이 검색 리스트 상단에 노출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조우현 대선주조 대표는 “소비자들의 기호와 반응을 더욱 세심히 살펴서 반드시 향토기업이 부산 시장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