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올림픽 이후 유엔 신장 방문 허용하나

개막전 '인권보고서' 미발표 조건
바첼레트 대표 자치구 방문 추진



가면을 쓴 학생 운동가들이 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주인도네시아중국대사관 앞에서 신장 지역의 인권 침해를 이유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취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AP연합

중국이 베이징 동계 올림픽 이후 유엔 인권최고대표의 신장위구르자치구 방문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신장 지역의 인권 탄압 등을 강하게 비판하는 가운데 중국이 ‘내정 간섭’이라고 반발해온 신장 지역 방문을 허용하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7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베이징 올림픽 이후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의 신장 방문을 허용했다고 밝혔다. 다만 조사 형식이 아닌 우호적 방문이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고 베이징 올림픽 개막 전에 신장 인권 보고서를 발표하지 않을 것도 요구했다고 전했다.


바첼레트 대표는 지난 2018년 9월부터 “중국 정부가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을 수용소에 감금하고 있다”며 이를 확인하기 위해 ‘의미 있고 제약 없는 접근’을 중국 정부에 요청했다. 중국은 그간 이 같은 요청에 반대 입장을 피력해왔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올림픽을 앞두고 신장 인권 탄압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영국·캐나다·호주 등은 이미 올림픽에 공식 외교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12월 강제 노동 혐의와 관련해 중국 신장 지역의 모든 수입품을 효과적으로 금지하는 법안으로 압력 수위를 더욱 높였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신장 인권 보고서가 발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내린 것으로 분석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지난해 12월 신장 인권 보고서를 '몇 주 내에' 발표하겠다고 밝혔으나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미 의회 산하 ‘의회·행정부중국위원회(CECC)’는 이달 18일 바첼레트 대표에게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날인 오는 2월 4일 이전에 보고서를 공개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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