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욱 국방부 장관이 31일 오전 육군 미사일사령부를 방문해 유사시 북한에 대한 즉각적인 ‘대량응징보복(KMPR)’ 대응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눈길을 끈다. 지난 30일 북한이 2017년 이후 약 5년만에 미군 괌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발사하자 서 장관이 이튿날 우리 군의 강력한 미사일 전력을 통한 대남도발 억제 방침을 강조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서 장관은 현장에서 “북한은 어제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포함하여, 1월에만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을 7차례 연이어 발사했다”며 “이는 우리에게 직접적이면서도 심각한 위협이고 국제평화와 안전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 상황의 엄중함을 인식한 가운데 우리 군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만반의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해야 한다”며 “우리 군의 미사일 탐지와 대응능력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시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서 장관은 “미사일사령부가 유사시 압도적인 전략적 승리를 통해 국민에게는 신뢰를 주는 강력한 힘이자 억제의 핵심부대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평소부터 작전수행 점검과 훈련을 통해 유사시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실행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 장관이 언급한 ‘압도적인 전략적 승리’는 과거 북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군이 세웠던 3축 체계중 사실상 대량응징보복(KMPR)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3축 체계는 문재인 정부가 집권후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 핵·WMD대응체계로 명칭이 순화됐는데 이에 따라 KMPR의 명칭도 ‘압도적 대응’으로 명칭이 바뀐 상태다.
서 장관은 이 자리에서 “우리 군은 북한의 점증하는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우리 군의 핵·WMD대응체계 등 독자적인 능력과 한미연합 확장억제력을 통합하여 효과적으로 억제 및 대응하고 있고, 앞으로 이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우리 군의 핵·WMD대응체계는 유사시 북한이 대한민국을 향해 탄도미사일 등을 발사할 징후가 분명할 경우 ‘전략 표적 타격’작전(기존의 ‘킬체인’)으로 선제적으로 자위적 대응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강행할 경우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로 요격함과 동시에 도발원점과 주요 전략시설, 지휘부 등을 향해 철저히 응징하는 ‘압도적 대응’ 작전을 펴게 된다.
특히 압도적 대응 작전과 관련해 우리 군의 수뇌부는 최근 ‘북한이 감히 대한민국을 향해 한 발이라도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그 순간 우리 군은 탄도미사일을 비롯한 모든 자산을 통원해 도발 원점은 물론이고 평양을 지도에서 한 블록도 남김 없이 지워버리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 같은 강경 분위기는 문재인 정부의 유약한 대북 정책을 비꼬듯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잇따라 감행하고 최근에는 핵실험 재개 가능성까지 시사했기 때문이다. 군 수뇌부는 이같은 북한의 행태에 내부적으로 상당히 격분하고 있는 상태다.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지금 우리 군은 대중에게 알려진 것 이상의 엄청난 전력을 갖고 있다”며 “북한이 우리의 대비태세를 오판하고 함부로 도발했다가는 매우 고통스러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