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국내 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우려, 기업공개(IPO) ‘초대어'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으로 인한 수급 불균형 등 여러 악재에 시달리며 2020년 이후 처음으로 2600선까지 내려앉았다. 이번 주 발표되는 한국 1월 수출입 지표,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등 국내외 주요 경지지표의 여파가 설 연휴 직후 일괄적으로 증시에 반영되면 코스피는 변동성을 더욱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2월 변동장에선 실적 개선세가 뚜렷한 수출 대형주 중 그간 낙폭이 과대했던 종목들을 분할 매수하는 투자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지난 1월 28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8.84포인트(1.87%) 오른 2663.34에 거래를 마쳤다. 결국 반등했지만, 장 중 코스피는 지난 2020년 11월 이후 약 1년 2개월 만에 2500선(2591.53)까지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주간 외국인 투자가는 코스피에서만 3조 7652억 원가량을 순매도하며 ‘패닉셀(공포 매도)'에 나섰다. 이에 따라 코스피는 주중 하루를 제외한 4거래일 연속 약세를 기록하며 전주 대비 4.60% 하락 마감한 채로 ‘최악의 1월’을 마무리했다.
증권가에선 오는 3일 개장 시, 국내 증시가 일시적으로 변동폭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월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이어지는 긴 설 연휴를 앞두고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연휴 기간 동안 증시에 영향을 미칠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들의 발표가 예정돼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한국 1월 수출입 지표, 미국 1월 제조업 PMI 지수, 2일엔 미국 1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 등이 발표된다. 지난 30일엔 중국 1월 제조업 PMI 지수가 공개된 바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월 PMI는 50.1로 기준선(50)을 가까스로 넘겼지만 지난 달(50.3) 대비 하락하며 민간 지표가 위축 국면에 빠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는 3일 국내 증시가 개장하면 해당 경기 지표들의 여파가 일괄 반영되면서 지수가 요동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코스피 반등 가능성에 대해서도 보수적인 견해가 주를 이뤘다. 지난 1월 충격이 컸던 만큼 어느 정도의 기술적 반등을 기대해볼 수는 있겠지만, 미 연준의 강도 높은 긴축 정책에 대한 우려 등 보다 근본적인 지수 하방 요인들이 해소되지 않는 한 추세 반등은 어렵다는 설명이다. 주요 증권사들에선 설 연휴가 끝나는 오는 3~4일 코스피 예상 밴드를 2580~2700 수준으로 제시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하락 추세가 끝났다고 언급하기 어렵다”며 “글로벌 주식 시장을 누르고 있는 물가와 경기, 지정학적 요인이 해소되면 주가가 2분기 들어 반등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월 역시 불확실성이 큰 한 달이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문가들은 추세적 반등까지 변동장세를 이겨낼 수 있는 ‘실적주’들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달 국내 상장사들이 지난 4분기 실적 발표를 이어갈 가운데, 실적 성장세가 견조한 수출 대형주 중 그간 낙폭이 컸던 종목들을 조금씩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연말까지 지속적으로 낮아지면 올해 국내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연초 들어 상향 조정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그 중 가장 눈에띄는 오름세를 기록하는 업종은 대표적인 수출 업종인 정보기술(IT) 제조업을 포함해 운송업, 금융업 등이 꼽혔다.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역시 1월 들어 올해 실적 전망치가 계속 상향 조정되는 추세다.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8조 2910억 원 수준으로 1개월 전 대비 5.7% 높아졌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컨센서스 역시 7.9% 상향 조정됐다. 이밖에 DB하이텍(000990)(10.5%), 현대글로비스(086280)(6.2%), LG이노텍(011070)(4.7%), LX인터내셔널(001120)(3.5%) 등 역시 이 기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비교적 큰 폭 올려잡혔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월 코스피는 과매도 성격이 짙었다”며 “향후 출현할 반등장엔 실적 성장 기대감이 유효한 낙폭과대 수출 대형주 위주로 대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