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역대급 반도체 설비 투자를 진행한 삼성전자가 올해에도 평택 캠퍼스, 미국 테일러 신규 파운드리 부지를 중심으로 반도체 투자에 적극 나선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인프라 투자에만 43조6000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2020년 투자액인 32조9000억원보다 32.5%나 증가한 수치다. 연간 반도체 투자 액수만 40조원을 넘긴 것도 상당히 이례적이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지난해 극자외선(EUV) 기반 15나노 D램, 6세대(128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평택 5나노 EUV 파운드리 생산 라인 등에 중점 투자했다. 또 중국 시안 팹 공정 전환과 평택 신규 팹인 'P3' 기초 공사에도 이 금액이 활용됐다.
삼성전자는 올해에도 반도체 시설에 공격적으로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는 삼성전자의 새로운 메모리 제품인 14나노 D램, 176단 낸드플래시가 양산될 수 있는 라인을 구축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으로 올해 2분기부터 기초 공사를 완료한 평택 3공장에 본격적으로 장비 반입을 시작한다. 수만 장 규모 176단 V낸드 라인이 가장 먼저 설치될 것으로 알려진다. 176단 낸드플래시는 두 번에 나눠 낸드 공정을 진행한 후 한 개 칩으로 합치는 ‘더블스택’ 공정을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적용하는 칩이다. 그간 삼성전자는 칩 성능이 경쟁사 176단 낸드보다 뛰어나고, 가격 경쟁력이 탁월하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P3에는 V낸드 클린룸 구축 이후 D램과 첨단 파운드리 라인이 순차 갖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곳 D램 라인에서는 5개 레이어(층)에 첨단 노광 기술인 EUV 공정을 적용한 14나노 D램이 본격적으로 양산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또 세계 1위 칩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대만 TSMC를 바짝 쫓는 파운드리 사업부의 첨단 생산 라인 확대도 관전 포인트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내 세계에서 처음으로 3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을 구현할 예정이다. 올해 10대가 훌쩍 넘게 들일 ASML 최신형 노광기(NXE:3600D) 대다수를 파운드리 라인용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세대 반도체 기지 구축 작업도 활발하게 진행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170억달러(약 20조원) 투자를 확정한 미국 텍사스 주 테일러시 신규 파운드리 공장은 물론 평택 3공장 바로 옆 4공장(P4) 인프라 투자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반도체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보고 설비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측은 지난달 27일 열린 2021년도 4분기 실적설명회를 통해 "메모리 제품의 경우 기업들의 IT 투자 확대 등으로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며 "메모리 (시설) 투자가 전년 대비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파운드리 사업부에서도 "1세대 GAA 양산으로 기술 리더십을 가져가고, 신규 글로벌 고객 확대로 시장 성장을 상회하는 고속 성장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