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미국·서방 국가에 맞선 중국과 러시아의 밀월 관계가 깊어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사진) 러시아 대통령이 중국과의 동반자 관계를 강조한 특별 기고문을 발표한 데 이어 올림픽 개막식 참석 직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열고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대한 공동 성명도 내놓을 계획이다.
3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 미래를 내다보는 전략적 동반자'라는 제목의 특별 기고문에서 “양국은 수 세기 동안 우정과 신뢰의 전통으로 연결된 가까운 이웃”이라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면서 포괄적 동반자 관계와 전략적 협력의 양국 관계는 전례 없는 수준에 이르렀으며 효율성, 책임감, 미래에 대한 열망의 모델이 된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한 해의 계획은 봄에 있다'는 중국 속담을 인용하며 방중 기간에 시 주석과 양자, 지역, 국제 의제와 관련된 포괄적 논의를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미국과 서방 국가의 동맹에 맞서 러시아와 중국이 일관된 외교정책을 유지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양국은 최근 북한 미사일 발사에 따른 추가 제재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올림픽을 ‘가장 중요한 국제 행사’라고 치켜세우며 외교적 보이콧을 한 국가들을 향해 “스포츠 문제를 자국의 이익을 위해 정치화하려는 시도가 분명해졌지만 이는 올림픽 정신에 반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기고문에서 정상회담의 중점 과제는 경제·무역이 될 것이라고 밝혔으며 에너지 동맹 강화, 우주·항공 분야의 협력 등과 관련해서도 대중(對中) 관계를 확대,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4일 시 주석과 오찬을 겸한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공동 성명도 발표할 예정이다. 유리 우샤코프 대통령 외교 담당 보좌관은 2일 브리핑에서 “양국 간에 ‘새 시대의 국제 관계에 관한 공동 성명’이 준비됐다”고 밝혔다. 중러 양국은 정상회담에서 에너지·금융을 포함한 15개 이상 분야의 협력 협정에도 서명할 계획이다. 양국 정상은 앞서 지난해 12월에도 화상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압박에 맞선 전략적 공조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