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1.5兆 빚내 두산공작기계 품은 디티알오토모티브…재무 부담에 IPO 재검토

2조 두산공작기계 인수에 1.5조 달하는 신규 차입
부채비율 66.5%→267.5% 전망..신용도 'A-' 강등
영업현금 늘어도 금리 상승기 비용 부담 막중
두산공작기계 IPO 등 추가 자금확보 방안 검토


디티알오토모티브(007340)의 신용등급에 빨간 불이 켜졌다. 2조950억 원에 달하는 두산공작기계를 품으면서 1조 원이 넘는 후순위 자금을 차입 등으로 자체 조달해 회사의 재무안정성 지표가 크게 떨어진 탓이다. 회사는 두산공작기계 기업공개(IPO) 등 추가적인 자금 조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4일 디티알오토모티브의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로 내린다고 밝혔다.


두산공작기계 매각은 지난해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주목받은 '빅딜' 중 하나였다. 디티알오토모티브는 지난해 8월 MBK파트너스로부터 두산공작기계를 인수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자기자본이 7,000억 원에 불과한 디티알오토모티브가 2조 원이 넘는 회사를 품으면서 인수 대금을 제대로 마련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컸다. 회사는 선순위 자금 3,000억 원을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으로부터 차입하고 한투프라이빗에쿼티(PE)로부터 중순위 자금 2,200억 원을 조달했다. 나머지 1조5,100억 원은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자체 현금(4,500억 원)과 지난해 발행한 회사채(1,500억 원)를 통해 마련했으며 나머지는 담보 차입으로 확보했다. 최종 인수금액은 2조946억 원이다.



두산공작기계 인수 전 후 디티알오토모티브의 재무지표 변화/자료=나이스신용평가

신용평가사들은 회사가 자기자본 대비 과중한 규모의 M&A를 단행하면서 재무안정성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봤다. 나신평은 "회사의 연결기준 부채비율과 순차입금의존도가 인수 전 각각 66.5%, 11.5%에서 인수 후 267.6%, 48.8%까지 늘어날 것"이라며 "대규모 차입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 부담과 신규투자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늘어난 재무 부담을 줄이는데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사업 포트폴리오가 강화되면서 영업현금창출력은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산업용 공작기계 시장에서 우수한 시장지위와 안정적 사업기반을 확보한 두산공작기계를 품으면서 기존 방진, 배터리 부문에 더해 경쟁력을 갖춘 사업부문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다. 두산공작기계의 지난해 연결기준 잠정실적은 매출 1조9,000억 원, 영업익 2,332억 원으로 디티알오토모티브와 단순 합산 시 매출 2조8,000억 원, 영업익 3,213억 원으로 늘어난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연간 약 3,000억 원 안팎의 영업현금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며 "두산공작기계 기업공개(IPO) 등 추가적인 자금확보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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