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화적 기조를 유지하던 유럽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선회 가능성에 국고채 금리가 급등했다.
4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5.3bp(bp=0.01%포인트) 급등해 연 2.619%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8년 2018년 6월 16일(2.620%) 이후 약 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국고채는 일제히 오름세를 나타냈다. 3년물은 3.6bp 오른 연 2.194%, 5년물은 4.5bp 뛴 연 2.418%에 마감했다. 올해 연고점과 비교해 3년물은 2.3bp, 5년물은 1.4bp 낮다. 지난달 17일 국고채 3년 및 5년물은 각각 2.217%, 2.432%를 기록하면서 2018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국고채 금리 급등은 유럽 중앙들의 매파적 태도에 영향 받았다는 평가다. 영국 영란은행(BOE)은 지난해 12월 3년여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전일에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BOE가 두 달 연속 금리를 인상한 것은 지난 2004년 이후 처음이다. 같은날 유럽중앙은행(ECB)는 기준금리를 0%로 동결했지만,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가 ‘올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발언을 되풀이하지 않으면서 올해 하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ECB와 BOE의 결과 자체는 시장 예상에 부합했지만 리가르드 ECB 총재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다’는 기존 가이던스를 철회한 점 등이 매파적이었다”며 “설 연휴 이후 되돌림 강세를 보이던 국고채 금리는 이날 유럽 중앙은행과 영란은행의 매파적 행보, 국내 1월 소비자 물가 상승 소식에 영향 받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장 마감 뒤 한국은행의 국고채 단순매입 발표 소식이 전해졌다. 금리 변동성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2조 원 규모의 국고채 단순매입을 실시한다는 내용으로 오는 7일 입찰이 시작된다. 한은 관계자는 "이번 단순매입 조치가 시장금리 변동성 완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