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 훔쳤지"…초등생 오해해 옷 뒤진 서점 주인 '무죄'

초등생이 펜 훔친 것으로 오인해 옷 주머니 등 뒤져
법원 "정당성·긴급성 갖춰…사회 상규에 반하지 않아"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이미지투데이

초등학생이 학용품을 절도한 것으로 오인하고 신체를 수색한 서점 주인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대구지법 형사11부(이상오 부장판사)는 학용품을 훔친 것으로 오해해 초등학생의 몸을 뒤진 혐의(신체수색)로 재판에 넘겨진 서점 운영자 A(37)씨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A씨는 2020년 12월 자신이 운영하던 서점 안에서 B(9)양이 펜을 훔친 것으로 오해해 B양의 점퍼와 조끼 주머니 등에 손을 넣어 확인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는 폐쇄회로(CC)TV 화면을 보다가 B양이 길쭉한 모양의 물체를 상의 주머니에 넣는 것을 보고 오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B양이 상의 주머니에 넣은 물체는 막대 모양으로 포장된 사탕으로 드러났다. 이후 B양은 자신이 녹화된 CCTV 영상을 본 후 패딩 안쪽에 입고 있던 조끼 주머니까지 뒤집어 A씨에게 보여주며 확인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자신이 오해한 것에 대해 B양에게 사과했고, B양 부모에게도 전화해 상황 설명과 함께 사과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재판에서 B양의 승낙을 받고 주머니를 뒤졌고,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 정당행위이기 때문에 위법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주머니를 뒤진 행위는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상당성, 법익의 균형성, 긴급성의 요건을 모두 갖춘 것으로 보이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당시 피고인의 행위가 사회 통념상 허용될 정도를 넘어서는 위법성이 있는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사건이 발생하기 전 A씨 서점에서 학생들로 인한 도난 사고가 빈발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B양의 행위를 오해한 것에는 상당한 사유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이 사건에는 모두 7명의 배심원이 참여해 전원 무죄 평결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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