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생활치료센터에서 치료 중이던 50대 코로나19 확진자가 설날 당일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측은 확진자가 숨지기 전 치료센터에서 "전화를 삼가라", "죽으면 책임지겠다" 등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4일 부산진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3시23분경 부산시 부산진구의 한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해 머물던 코로나19 확진자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생활치료센터로 지정된 호텔의 직원이 정기 청소를 위해 찾았다가 A씨를 발견해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측에 따르면 A씨는 입소 당시 당뇨와 고혈압약을 먹었으나 병원에 스스로 걸어 들어갈 만큼 몸 상태가 건강했다. 하지만 입소 사흘 뒤부터 가슴 통증을 호소하면서 건강이 급격히 악화됐도 가족들은 간호사에게 A씨의 건강 체크를 거듭 부탁했다.
JTBC가 공개한 통화 녹음에서 A씨의 아내 전화를 받은 간호사 B씨는 전화하는 걸 삼가달라며 "본인이 의사표현을 충분히 할 수 있고 저희가 매일 아침저녁으로 통화한다"고 말했다. 다시 A씨 아내가 "아파도 표현을 안하는 사람이라 걱정돼서 전화했다. 좀 봐달라"고 하자 B씨는 "봐드린다고 하지 않았나. 이렇게 자꾸 연락을 주시는 건"이라고 답했다. 이에 A씨가 "저희가 (연락을) 한 번밖에 안했다"며 "만약 잘못돼서 죽으면 선생님이 책임지실거냐"고 묻자 B씨는 "저희가 민사 쪽으로, 형법으로 책임지겠죠”라고 답했다. 하지만 A씨는 입소 8일 만에 사망했고 B씨는 언론을 통해 “가족들이 병원으로 옮겨달라는 말은 없었고 상태를 봐 달라고 해 환자를 챙겨봤지만 당시엔 별다른 증상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은 이 사건과 관련이 없는데도 유족이 일방적으로 결부시키고 있어서 많이 억울하다”고 주장했으며 또 유족 측이 녹음한 통화 내용은 사건 본질과 관계없어 공개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경찰은 A씨를 부검해 사망 경위를 확인할 예정이다. 경찰은 “A씨에 대한 센터 측의 환자 관리 소홀 여부와 직접적인 사망원인 등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