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써보니] 윈도우11 '최강' 투인원… MS 서피스8 프로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달 25일 국내 공식 출시한 서피스 프로8을 사용해봤다. 세계 최대 운영체제(OS)·오피스 제조사임에도 ‘하드웨어 명가’로 불리는 MS의 명성에 걸맞게 윈도우 태블릿 중 최고 수준 완성도를 자랑한다. 아이패드나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과 달리 윈도우11·인텔 중앙처리장치(CPU) 기반이라는 특성에 고성능 키보드 커버까지 더해져 사무용 울트라북을 넘어서는 생산성을 보였다.



MS 서피스 프로8. 시그니처 키보드를 장착한 모습이다. 슬림펜2 수납부는 접어 키보드 각도를 조절할 수도 있다. 사진촬영=윤민혁 기자


서피스 프로8은 MS가 지난 2012년부터 선보이고 있는 태블릿 ‘서피스’의 최신 프리미엄 제품이다. 서피스는 공개 당시부터 MS가 만들어낸 윈도우 기반 태블릿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특히 ARM이 아닌 PC용 CPU를 사용해, 커버를 겸하는 키보드를 결합하면 일반적인 노트북과 유사한 사용경험을 얻을 수 있어 초경량 노트북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서피스 프로8은 그간 출시한 서피스 시리즈의 ‘완전체’에 가까운 성능을 갖췄다. 전작보다 더 커진 13인치 화면은 120Hz 주사율을 지원해 한층 부드럽다. 3:2 비율 2880x1920 고해상도 터치패널은 일반적인 16:9 비율 와이드 해상도보다 시원한 사용감을 준다. 일반적인 노트북의 좁은 상·하단에 답답해하던 사용자라면 만족감이 더욱 높을듯 했다. 베젤은 더욱 얇아졌고, 애플과 유사한 적응 색상 기술을 적용해 주변 환경에 따라 색온도를 자동 조절해준다.


서피스 커버 키보드는 태블릿 키보드 중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서피스 프로8과 함께 출시한 ‘시그니처 키보드’ 또한 명성에 어울리는 타건감을 준다. 고급 사무용 노트북을 넘어서는 키감으로, 휴대용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다. 시그니처 키보드는 서피스용 스타일러스펜인 ‘슬림펜2’를 수납·충전할 수 있다. 펜을 꺼내면 자동으로 필기 프로그램이 실행되고, 펜을 사용하지 않을 땐 수납부를 접어 키보드 각도를 높일 수도 있다. 최대 4096단계 필압을 지원하는 슬림펜2는 펜 초점이 흔들리는 ‘지터링’을 줄였다. 실제 종이에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듯한 느낌이다.



서피스 프로8을 시그니처 키보드 커버로 닫은 모습. 알칸타라 소재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사진촬영=윤민혁 기자


그간 주목받지 못하던 음향에서도 큰 발전을 이뤘다. 전면 2개 스피커는 모바일 기기가 아닌 중저가형 스피커 수준 음향을 들려준다. 서피스 프로8은 돌비 오디오 프리미엄을 탑재했다. MS 스토어에서 돌비 엑세스를 설치하면 놀라운 수준의 공간감을 전달한다.


기본 성능도 탄탄하다. 전작이 최고사양을 제외하고는 쿨링팬이 없어 논란이 됐지만, 서피스 프로8은 모든 제품에 쿨링팬과 베이퍼챔버를 갖췄다. 후면 상단을 통풍구로 활용해 고성능 게임을 실행해도 ‘비행기 이륙음’ 같은 소음은 없었다. SSD는 교체도 가능해 확장성이 좋다. USB는 타입C로 통일해, 기본 충전기 외 USB 포트를 통한 충전도 지원한다.


완성도 높은 기기지만 단점도 있다. 우선 서피스의 장점이던 경량성이 걸린다. 전작이 775g이었던 반면 서피스 프로8은 891g이다. 화면이 0.7인치 커지는 데 그쳤음을 생각해볼 때 무게 증가폭이 크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출시해, 인텔이 올 초 공개한 12세대 코어 CPU가 아닌 11세대를 탑재했다는 점도 아쉽다. MS가 밝힌 최대 배터리 수명은 16시간이지만, 실 업무용으로는 절약모드로도 한나절 이상 연속 사용이 힘들었다. 국내 정식발매용 키보드 배치도 불편한 감이 있다. 한/영 키와 한자 키를 집어넣어, 스페이스바가 짧아진 탓이다. 기존 컨트롤·알트키를 활용하는 방안이 낫다. 비싼 가격도 걸린다. i5·8GB·128GB 최저사양 모델이 136만5000원, 사실상 필수인 시그니처 키보드는 22만6000원이다. 최저 사양이 160만 원에 가깝다. 반도체 공급난을 감안해도 선뜻 구매하기는 쉽지 않은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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