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금형·이미래, 제59회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 초청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미술제
정금형, 일상용품·기계에 생명성 부여
이미래, 인간·기관·행위…키네틱 조각화

정금형 작가의 2015년작 '재활훈련' 중 일부. /사진제공=에르메스재단

행위예술가 정금형(42)과 설치미술가 이미래(34)가 오는 4월 23일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개막하는 제59회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 참여작가로 선정됐다.


베니스비엔날레 재단은 최근 이들을 포함한 본전시 초청작가 총 213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미술제로 ‘미술계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베니스비엔날레는 매 홀수해 열리지만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지난해 열렸어야 할 행사가 올해로 연기됐다. 국가관을 운영하고 있어 각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성이 크지만, 비엔날레 총감독이 직접 기획하는 본전시 참여의 위상은 더욱 높다. 올해는 뉴욕 하이라인파크의 예술총괄 큐레이터 세실리아 알레마니가 총감독으로 선정돼 ‘꿈의 우유(The Milk of Dreams)’를 주제로 전시를 꾸민다.


정금형 작가는 호서대 연극영화과와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예술전문사)을 졸업했다. 일상적인 사물을 본래의 용도에서 분리해 마치 생명체처럼 대하며 벌이는 독창적 퍼포먼스로 유명하다. 작가가 선택한 사물에 의미와 생명을 부여하고, 직접 벌이는 퍼포먼스를 관람객이 마치 훔쳐보는 듯한 착각을 느끼게 하는 등 사물과 용도, 관객과 시선 등의 기존 질서에 의문을 던져준다. 작가이자 무용가·퍼포머·안무가로 독특한 영역을 구축해 2014년 광주비엔날레와 코리아나미술관 기획전, 2015년 뉴뮤지엄트리엔날레 등에 참가했고 2016년에는 에르메스재단 미술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 다원예술프로그램 ‘멀티버스’에서 작품을 선보였고, 삼성문화재단 리움미술관의 재개관 기획전 ‘인간:일곱개의 질문’에서는 백남준·이불·이형구 등 베니스비엔날레를 거치며 더욱 도약한 작가들과 같은 공간에서 설치작품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미래 작가의 2020년작 '캐리어즈. /사진제공=아트선재센터

이미래 작가는 2012년 서울대 조소과를 졸업한 젊은 작가다. 인간과 행위, 인체나 동물의 기관 등을 기괴하면서 움직이기도 하는 ‘개념적 조각’으로 형상화 한 특유의 작업으로 일찍부터 주목받았다. 2016년 서울 미디어시티비엔날레, 2018년 광주비엔날레, 2019년 리옹비엔날레 등에 참여했고, 일민미술관·아트선재센터 등의 기획전에 함께 했다. 2017년에는 국제갤러리가 신진작가 발굴을 위해 현시원 독립큐레이터에게 의뢰한 기획전 ‘스노우플레이크’ 전에 포함됐고, 2020년에는 아트선재센터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프랑스 파리 시테, 서울시립미술관 난지창작스튜디오 등의 레지던시를 거치며 도약했고 2018년 네덜란드의 라익스아카데미에서 수학한 것을 계기로 지금은 암스테르담과 서울을 오가며 작업하고 있다.


알레마니 총감독이 주제로 택한 ‘꿈의 우유’는 영국의 초현실주의 화가이자 문필가인 레오노라 캐링턴이 자신의 아이를 위해 쓴 그림책 제목이다. 알레마니 총감독은 주제에 대해 “암울한 글로벌 상황이지만 대안적 우주론과 실존의 새로운 조건을 창조할 수 있는 예술의 가능성을 기념하는 낙관적 전시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본전시 참여작가 정금형과 이미래는 인체의 변형, 신체와 지구의 연결 등의 전시 테마를 구현할 작가들로 평가된다.


한국관은 이영철 계원예대 교수가 예술감독을 맡아 김윤철 작가와 함께 ‘캄파넬라:부풀은 태양’을 주제로 전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전시계획 등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내부 갈등으로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