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세 딸 학대 살해’ 20대 부부 징역 30년 확정

3년간 35차례 학대 사실 확인
사망 당시 13㎏…심각 저체중
“잠 자다 사망”범행 은폐 시도도

대법원 전경./서울경제DB

8살 딸에게 식사조차 제대로 주지 않고 수시로 폭행하는 등 학대한 끝에 살해한 20대 친어머니와 의붓아버지에게 징역 30년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1일 아동복지법 위반(상습아동학대·상습아동유기·방임)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29·여)씨와 배우자 B(28·남)씨의 상고심에서 원심의 징역 30년형을 확정했다.


20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아동 관련 기관 취업 10년 제한 명령도 그대로 유지된다.


두 사람은 지난해 3월 인천 자택에서 초등학교 3학년생인 딸 C(당시 8세)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았다.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는 부부의 신고로 119 구급대가 출동했을 때 C양은 몸 곳곳에 멍 자국이 난 채 숨져 있었다. C양은 또래보다 10㎏ 넘게 가벼운 13㎏으로 심한 저체중 상태였다.


부부는 딸이 거짓말을 한다거나 음식을 몰래 먹었다는 등 이유로 수시로 옷걸이나 주먹으로 때리고 ‘엎드려뻗쳐’를 시키는 등 학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 결과 2018년 1월부터 딸이 사망할 때까지 확인된 부부의 학대는 모두 35차례였다.


이들은 특히 2020년 8월부터는 반찬 없이 맨밥만 주거나 종일 물조차 주지 않고 굶겼고, 이 때문에 C양은 얼굴이 갈색으로 변할 정도로 쇠약해졌다.


학대 행위는 사망 당일까지 이어졌다. A씨는 딸이 옷을 입은 채 소변을 보자 찬물로 씻긴 뒤 몸에 물기를 닦아주지 않고 난방이 안 되는 욕실에 정오께부터 2시간가량 방치했다.


의부 B씨는 화장실에 쓰러져 움직이지 않는 C양을 보고도 9살 아들과 거실에서 게임을 했다. 이후 상태가 심각하다는 점을 깨닫고는 방으로 옮겼으나 C양은 숨을 쉬지 않았다. 이들은 범행 은폐를 위해 폭행에 쓴 옷걸이를 풀숲으로 던지고 '딸이 잠을 자다 사망했다'는 것으로 말을 맞춘 뒤 오후 9시께 119에 신고했다.


엄마 A씨는 C양과 아들을 낳고 이혼한 후 2017년 B씨와 결혼했다. 수원 영유아 양육·보호시설에 맡겼던 딸 C양과 아들은 2018년 1월 데리고 왔다. 잘 키워보겠다며 데리고 온 딸을 학대하기까지는 불과 한 달도 채 걸리지 않았다.


두 사람은 1심에서 살인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자 ‘고의가 없었고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지만 2심의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재판부는 “정당한 훈육 목적이 있었다거나 그 방법이 적절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법원도 이런 원심 판단에 법리 오해 등 문제가 없다고 보고 징역 30년형씩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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