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 경기’는 안되는 中…월드컵 축구 탈락 이어 올림픽 아이스하키도 참패

10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아이스하키 경기에서 미국팀에 골을 허용한 중국팀 선수가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요즘 하루 종일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경기 만을 중계 중인 중국 방송에서 나오지 않는 종목이 있다. 바로 아이스하키다. ‘동계 올림픽의 꽃’이라고 불리는 아이스하키가 정작 중국 매체에서는 완전히 무시되고 있다. 지난 10일 밤 치러진 남자 아이스하키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중국팀이 미국팀에 0대 8로 완패한 영향이다.


중국 아이스하키팀의 수모는 얼마전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최종예선에서 졸전을 거듭한 남자 축구팀과 비교됐다. 월드컵 축구 이야기도 중국 방송에서는 사라졌다. 중국은 단체 경기와는 인연이 멀다.


전날 중국 아이스하키팀의 완패는 예상된 결과다. 중국 아이스하키팀은 개최국 자격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얻었지만 전력은 한참 아래였기 때문이다. 현재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 랭킹에서 32위다. 이는 이번 올림픽 본선 출전국 12개팀 가운데 최하위다.


지난 2015년 중국이 베이징 올림픽 개최권을 확정 지었을 때 만해도 중국에는 남자 아이스하키팀 자체가 없었다. 중국은 그동안 아이스하키의 불모지였다. 원래 단체 경기에 약한데다가 아이스하키는 자본주의 서구의 운동으로 배척을 받았다.


동계 올림픽에서 아이스하키의 중요성을 늦게 인식한 중국은 결국 미국 등에서 선수들을 끌어모아 대표팀을 꾸렸다. 현재 중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25명 중 중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순수 중국인은 6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19명은 외부에서 들여왔다.


이들은 올림픽 첫 경기에서 하필 미국을 상대해야 했고 대량 실점 와중에 한 골도 못 넣는 치욕을 맞보았다. 미국도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선수들이 베이징 올림픽을 아예 보이콧 하면서 최고의 전력은 아니었지만 중국쯤은 가볍게 넘어섰다.


아이스하키는 동계 올림픽의 꽃으로 불린다. 그만큼 인기가 있고 주목을 받는다. 특히 동계 올림픽에서 유일한 단체 종목이라는 점에서 국력을 상징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1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전에서 베트남에 패배한 중국팀의 응원단이 크게 실망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단체 경기에 유독 약한 중국은 최근 남자 축구에서도 수모를 당했다. 지난 1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치러진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전에서 베트남에 1대 3으로 패하면서 결국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축구광으로 알려졌고 최근 막대한 자금 투자를 했지만 중국 축구를 살리지는 못했다. 이달 들어 중국 방송에서 월드컵 이야기가 나온 것은 거의 없다. 대표팀 탈락과 함께 월드컵 이야기도 쏙 들어간 것이다. 월드컵 개최권을 사지 못한 중국은 월드컵 본선에서 뛰는 것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지난 10일 집계 발표된 2월 중국의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는 75위로 전월대비 한단계 더 내려걌다.


축구 역시 하계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 뛰는 단체 구기종목이다. 중국은 지난해 ‘2020 도쿄 하계 올림픽’에서 금메달 38개로, 미국(39개)에 이어 2위를 기록했지만 단체 구기종목은 전멸했었다. 중국 축구는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아보지도 못했다.


이번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도 11일 현재 금메달 3개와 은메달 3개로 종합 순위 7위를 달리고 있지만 아이스하키 종목의 참패로 빛이 바랜 상황이다.


/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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