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주재 자국 대사관을 철수시킬 계획이라고 AP통신이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 내용을 보면 미 국무부는 오는 12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미 대사관 전 직원에게 철수를 명령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일부 외교관은 우크라이나에 남겨 러시아 접경지대의 정반대 편인 서쪽 폴란드 접경지대로 재배치할 계획이다. 폴란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다.

이런 조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 정보기관의 경고에 따른 것으로 미국 정부는 앞서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관 직원의 가족들에게 먼저 철수를 명령했다.

앞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 내 미국인은 늦어도 48시간 내에 대피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명령만 하면 언제라도 침공이 시작될 시점"이라고 밝혔다.

전날에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호주에서 열린 '쿼드'(Quad) 외교장관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베이징올림픽 기간에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영국도 우크라이나 내 자국민에게 철수 권고를 내렸고, 일본과 네덜란드 등도 자국민에게 우크라이나를 떠나라고 촉구했다. 반면 러시아와 외교적으로 친밀한 중국은 아직 자국민에 대한 대피 명령을 내리지 않은 상태다.

우크라이나 주재 중국대사관은 이날 고지를 통해 "우크라이나 정세 변화를 세심하게 주시하면서 예방 의식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