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중국인 유학생이 한국인들에게 폭행을 당해 경찰이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중국 SNS에서는 해당 사건과 관련해 "올림픽 때문에 폭행당했다"라는 주장이 확산하고 있다.
11일 부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8시 50분쯤 부산 남구 대연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 인근 도로에서 20대 중국인 유학생 A씨가 한국인 30대 남성 B씨 등 2명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발길질을 당해 머리 등에 상처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한국인 남성 2명을 지구대로 임의동행해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베이징 동계올림픽 편파판정 논란으로 인한 반중정서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길을 가다 어깨를 부딪치면서 시비가 된 것으로 보인다”며 “가해자가 중국인을 특정해 폭행한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건 발생 이후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는 피해자로 추정되는 유학생이 발길질을 당하는 영상과 함께 '동계 올림픽 때문에 중국인이 한국에서 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의 게시물이 확산했다.
중국 외교부도 지난 10일 웨이보 계정을 통해 이 사건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중국 측은 "우리는 이 일에 대해 고도로 주목하고 부산주재 총영사관이 이미 당사자에게 연락해 상황을 파악하고 협조를 제공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지 경찰의 입건 및 조사에도 협조하고 계속 사안을 따라갈 것"이라며 "우리는 해외에 있는 중국 국민의 합법적 권익과 신체 안전을 최선을 다해 지킬 것이다"라고 밝혔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사건 관련 입장을 묻는 중화권 매체의 질문에 같은 내용으로 답했다.
한편 A씨가 폭행당했다는 내용의 게시글은 현재 26만 개 이상의 '좋아요'를 얻었으며 3만 번 이상 공유된 상태다. 해당 글에 중국 누리꾼들은 "정말 어이가 없다", "분노가 치솟는다", "올림픽 때문에 폭행한다고?"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