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만에 ‘코로나 쇄국’ 푸는 日…내달 외국인 신규 입국금지 해제

입국 절차 간소화하고
3차 접종자 격리 폐지
인력난에 방역대책 완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다음 달부터 외국인의 신규 입국을 허용할 방침이다. 입국 절차도 간소화하는 쪽으로 조정하고 있다. 인력난 우려, 코로나19 확진자 감소세 등을 감안해 두 달 넘게 걸어 잠갔던 빗장을 풀기로 한 것이다.


13일 아사히신문은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일본 정부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방역 완화 조치를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일단 일본 정부는 이달 말까지 예고됐던 외국인 신규 입국 금지 정책을 연장하지 않고 다음 달 1일 해제할 예정이다.


우선 사업 목적으로 일본을 찾는 외국인과 유학생에 대한 입국 금지를 먼저 해제한 후 관광객으로 적용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하루 3500명 정도로 낮춘 내외국인 입국자 총수를 규제 시행 전인 5000명 선으로 높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이른 시일 내 일본에 들어올 수 있도록 입국 절차를 간소화하고 3차 백신 접종자에 한해 격리 기간을 단축하거나 아예 없애는 방안도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방역 대책)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지금부터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국내 감염 상황 등을 고려해 이르면 다음 주에 입국 규제 완화 대책을 결정할 예정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의 방역 대책에 대해 ‘쇄국’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대책 수정에 나섰다”고 짚었다.


앞서 일본은 지난해 초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외국인의 신규 입국을 중지했다. 인력난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지난해 11월 초 입국 규제를 일부 완화했지만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같은 달 말 다시 전면 입국 금지로 돌아섰다. 외국인 신규 입국을 원칙적으로 불허하는 국가는 일본이 유일하다.


일본 정부가 두 달여 만에 방역 대책 수정에 나선 결정적 이유로는 인력난이 꼽힌다. 일본의 강력한 방역 대책으로 지난해 12월 신규 외국인 입국자 수는 전년 대비 95%나 급감했다. 이 때문에 필요한 인력을 구하지 못한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독일 지멘스는 일본에 투자하려던 계획을 잠정 철회했고 보쉬는 일본 내 일부 공장 운영을 중단했다. 일본 정부의 강력한 입국 규제가 지속될 경우 해외 자본과 인력의 탈(脫)일본 행렬로 경제가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다소 진정된 점도 규제 완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2일 기준 일본 전역에서 새롭게 보고된 확진자는 6만 8470명으로 하루 만에 3만 명가량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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