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넥스트 모바일뱅킹' 주도한다

빅테크에 맞서 차세대 금융 속도전
AI 펀드 서비스…은행·카드로 확대

서울 중구에 있는 신한금융 본점. 사진 제공=신한금융

신한금융지주가 인공지능(AI) 투자 자문 계열사를 통한 자체 메타버스(3차원 가상 세계) 플랫폼 구축에 나선다. 모바일뱅킹 부문에서 카카오뱅크 등 빅테크에 한 발 뒤지자 모바일뱅킹의 다음 단계가 될 수 있는 메타버스에서만큼은 ‘퍼스트 무버 효과'를 선점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3일 신한금융에 따르면 신한에이아이(AI)는 지난해 말부터 투자 플랫폼 ‘메타베스트(가칭)’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배진수 신한AI 대표는 서울경제에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플랫폼으로 갈지 C2C(소비자와 소비자 간 거래)로 할지, 전체를 메타버스로 구현할지, 메타버스 기술이 일정 부분만 들어갈지 등 여러 콘셉트를 놓고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B2C라면 보다 적극적인 투자 상품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가령 나를 닮은 아바타가 현실 세계과 가상 세계를 넘나들며 AI가 자산 배분을 한 펀드 등 투자 상품을 체험하거나 실제로 투자를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추후 은행·카드·보험 등 신한금융 계열사 상품을 메타버스 내에서 판매할 수도 있다.


신한금융은 주요 금융지주 중 메타버스 분야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이다. 핵심 계열사인 신한은행도 메타버스 전문기업 핏펀즈와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분 교환으로 혈맹을 맺은 KT와도 메타버스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신한금융을 비롯한 전통 금융사는 최근 몇 년 사이 금융 업무의 모바일화 흐름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 사이 카카오뱅크·토스 등은 직관적인 유저인터페이스(UI) 등으로 고객을 사로잡았다. 이에 모바일뱅킹 다음의 ‘차세대 금융’이 될 수 있는 메타버스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의 제페토 등 기존 메타버스 플랫폼을 이용할 경우 이용자의 행동 패턴 등 구체적인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어려우므로 자체 플랫폼을 통해 관련 데이터를 축적하려는 의도도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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