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진실과미래위원회(진미위) 운영 규정을 제정하면서 구성원들의 동의를 받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승동 전 KBS 사장 측이 항소심에서도 유죄를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항소4부(양형권 부장판사)는 14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양 전 사장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은 3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운영했다는 원심 판단이 적법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 취업규칙 변경에 관한 구성원의 의견을 사내 게시판을 통해 접수·청취하기만 했다는 점에서 사회 통념상 합리성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근로조건 변경에 대하여 노조 의견은 청취하기만 했으며 이는 회의, 토론 등이 아니라 사내 게시판을 통한 의견 접수에 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날 양 전 사장 측은 사내 변호사와 외부 법무법인의 검토를 수차례 거쳤다는 점을 들며 근로기준법 위반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자문 요청 과정에서 당시 논란된 특정 쟁점에 관련해 요청했을 뿐, 운영 규정의 전반적인 법률 검토를 맡기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양 전 사장은 지난 2018년 KBS 정상화를 위해 만든 진미위 운영 규정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동의를 충분히 구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보수 성향의 노조인 KBS 공영노조는 KBS가 진미위 운영 과정에 직원들에게 불리한 징계 사항을 포함하고, 과거 보도를 조사해 보복성으로 징계했다며 고용노동부에 고발장을 냈다. 앞선 지난 2021년 4월 15일 1심에서 양 전 사장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