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예선에서 황대헌(23·강원도청), 이준서(22·한국체대)가 각각 조별 1위, 2위로 경기를 마쳤지만 선수들의 진로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실격되면서 '편파 판정' 논란이 불붙은 가운데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네티즌들이 한국인인 척 하면서 쓴 것으로 보이는 사과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14일 트위터에서 '한국인으로서'를 검색하면 한국 네티즌이라고 주장하며 중국에 사과하는 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글 내용을 살펴보면 '한국인으로서 중국인에게 사과할게요. 저희 운동선수는 확실히 경기마다 파울이에요', '다들 싸우지 마세요. 저는 한국인으로서 모두 중국인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무지한 동포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등이 적혔다.
해당 글들은 실제로 한국 사람들이 잘 쓰지 않는 표현을 사용하고, 문맥 자체가 매우 어색하다는 공통점을 보인다. 번역기를 사용해 나온 문장을 그대로 붙여넣기 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뿐만 아니라 사과 글을 올린 계정 대부분은 중국어 아이디를 사용하거나 중국인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사연을 접한 국내 네티즌들은 "저렇게 한국어를 사용할 정도면 애증", "번역기 돌린 티가 너무 난다", "웃음밖에 안 나옴" 등의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잘못은 자기들이 해놓고 반성할 줄 모른다" 등 비판의 목소리도 눈에 띈다.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 중 중국 네티즌들의 한국 선수들을 향한 비난과 조롱은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네티즌들은 지난 12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차민규가 메달 수여식에서 시상대를 손으로 쓰는 듯한 행동을 한 것을 두고 악플을 쏟아냈다. 쇼트트랙 편파 판정에 항의하는 행위였다는 억측인데 차민규는 "시상대가 나에게 소중한 자리기 때문에 경건한 마음으로 올라가겠다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일에도 중국 네티즌들은 황대헌이 남자 쇼트트랙 1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이후 황대헌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찾아가 악플을 이어가기도 했다.